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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May 27. 2019

그런 의미에서

 _박상범 「그런 의미에서」

홍대에 있는 독립서점에 갔다. 글을 잘 쓰는 친구들이 한 작가 험담을 하고 있었다. 들어보니 요는, 글이 별로라는 것. 궁금해서 훑어봤다. 왜 그 친구들이 욕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바라지 말자

방금 '내가 바라는 것은'까지 쓰고 지워버렸다.
뭘 자꾸 바라기만 하냐

 _박상범 「그런 의미에서」


내가 반골 기질이 조금 있어서, 다들 욕을 하니 또 굳이 사서 읽고 싶었다. 그래서 한 권 샀다. 그 친구들이 보는 자리에서 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미안하다. 그 친구들도 머쓱했을 것이다.


나도 몰랐던 이유를

내가 누군가를 좋아할 땐 딱히 이유가 떠오르지 않다가도
누군가 나를 좋아하면 그 이유들이 궁금해진다
'내가 뭐가 좋지?'
그 질문을 통해 본인의 답을 찾기라도 하듯

 _박상범 「그런 의미에서」


사서 찬찬히 읽어보니, 나름 공감을 주는 글들이 있었다.


'처음'이란 단어를 쓸 때는 신중해야 한다. 처음이어서 들뜬 그 기분은 나도 잘 알지만 내가 처음이어도 상대방은 처음이 아닐 수도 있다. 나도 잘 알지만 내가 처음이어도 상대방은 처음이 아닐 수도 있다. 나는 처음이 아닌데 상대방이 처음이라고 해버리면 갑자기 죄지은 사람 같은 기분이 들어버린다.
"어.. 나도 처음이야."
"아, 예전에 친구랑 왔었어. 리얼 친구랑." 같은 거짓말을 해야 한다.
 _박상범 「그런 의미에서」


지인이 유튜브를 하는데, 음악에 어울리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고민을 하다가 독립출판 작가의 글로 영상을 만들면 작가에게도 홍보가 되고, 허락만 한다면 로열티 문제도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 책을 골랐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상은 마음에 들었다.


가깝고도 먼

'말'과 '마음'은 한 글자 차인데
가까워지기 너무 힘들다.

 _박상범 「그런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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