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박상범 「그런 의미에서」
바라지 말자
방금 '내가 바라는 것은'까지 쓰고 지워버렸다.
뭘 자꾸 바라기만 하냐
_박상범 「그런 의미에서」
나도 몰랐던 이유를
내가 누군가를 좋아할 땐 딱히 이유가 떠오르지 않다가도
누군가 나를 좋아하면 그 이유들이 궁금해진다
'내가 뭐가 좋지?'
그 질문을 통해 본인의 답을 찾기라도 하듯
_박상범 「그런 의미에서」
'처음'이란 단어를 쓸 때는 신중해야 한다. 처음이어서 들뜬 그 기분은 나도 잘 알지만 내가 처음이어도 상대방은 처음이 아닐 수도 있다. 나도 잘 알지만 내가 처음이어도 상대방은 처음이 아닐 수도 있다. 나는 처음이 아닌데 상대방이 처음이라고 해버리면 갑자기 죄지은 사람 같은 기분이 들어버린다.
"어.. 나도 처음이야."
"아, 예전에 친구랑 왔었어. 리얼 친구랑." 같은 거짓말을 해야 한다.
_박상범 「그런 의미에서」
가깝고도 먼
'말'과 '마음'은 한 글자 차인데
가까워지기 너무 힘들다.
_박상범 「그런 의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