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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시 Nov 11. 2021

천재작가의 소설쓰는 방법

[서평] 김동식, 초단편 소설쓰기

221페이지의 짧지만 (부제처럼) 내용이 강렬한 책.

작법서치고 술술 읽힌다.


1985년, 경기도 성남에서 태어난 김동식은 주물 공장이 ‘본캐(본캐릭터)’이다. 본업 외에 ‘부캐(부캐릭터)’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퇴근 후 글쓰기가 그 시작이다. 어느 날, 부캐와 본캐가 역전한 김동식 작가는 지금 베스트셀러(본서, 초단편 소설 쓰기), 스테디셀러(회색인간) 작가가 되었다. 작가는, “지금 아는 것들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내내 하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만큼, 이 책에서 강조하는 바는 이해하기 쉽게 씌여졌고 그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이 책은 총 3파트로 구성된다. <쓰기 전, 쓰는 중, 다 쓴 후>에 필요한 스킬이나 팁을 알려준다. 이 책 저 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쓰기 기술이라기 보다는 ‘김동식’이라는 사람이 자체적으로 얻은 산경험을 이야기한다.


‘초단편 소설’이라는 말이 낯선 이들을 위해 설명한다. 보통 단편은 200자 원고지 80매 분량을 일컫는데 김동진 작가의 경우 20~30매 사이였다. 이에 작가 스스로 소개한 말이 ‘초단편 작가’이다.


이 책에서는 초단편을 ‘쓰기 전’에, 예상되는 독자/ 캐릭터 설정/ 글 쓰는 시간/ 합리적인 전개에 대해 일러준다. 글 ‘쓰는 중’, 글 쓰기 3단계(착상하기, 살 붙이기, 결말내기)를 말하며, 첫 문장을 쓰는 방법/ 반전을 숨기는 방법/ 제목 짓는 법/ 등장인물 이름 짓는 법/ 감정선/ 대사/ 패턴/ 문장/ 글 쓰다 막힐 때/ 글이 안 써질 때 등 실질적인 글쓰기법을 알려준다. 글을 ‘다 쓴 후’, 단편 순서 배치/ 버린 이야기 써먹는 방법/ 다 쓴 이야기가 마음에 안 들 때/ 퇴고하는 법/ 독자 피드백 반영하기 등 구체적인 케이스를 언급했다.


p.53
작가라면 내가 쓴 글을 누가, 언제, 어떻게 읽을지를 당연히 궁금해야 한다. 수요와 소비 형태를 파악하는 것, 그것이 세상 모든 마케팅의 가장 기본이니까

맛을 잃은 소금은 쓸데 없어 땅에 버려지듯, 독자층을 겨냥하지 않은 채 쓴 글이나 독자층을 잘못 겨냥하여 쓴 글은 사장되기 마련이다. 마케팅의 기본 원리인 소비자를 겨냥하여 물건을 생산하듯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글의 소비층인 독자를 예의주시하여 그들을 미리 파악해야 할 것이다. 그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어떤 형태의 글을 원하는지, 독자의 연령층이 얼마인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p.144
초단편은 실망스럽더라도 상태나 행동을 묘사하는 수준 정도로 감정을 처리하고,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감정선 하나만 고차원적으로 표현해보는 선에서 그치도록 하자.

초단편의 핵심원리이기도 하다. 장편소설과 같이 등장인물부터 배경 사건의 전말을 모두 나열할 수 없다. 때론 과감하게 생략도 해야 한다. 초단편은 아쉬울 수 있을 정도로 표현하고 넘어가야한다. 때론 대화를 통해 감정선을 대신할 수도 있다. 기법은 책을 통해 다채로운 방법으로 제시되어 있다. 예시도 다양해서 이해하기 수월하다.


p.159
이런 패턴을 많이 알면 알수록 살 붙이기가 수월하다. 평소에 뭘 보든 패턴 읽기를 습관화하면 큰 도움이 된다.

일 잘 하는 사람은 패턴을 잘 읽는다. 업무형태만 잠깐 보아도 그 일의 특징은 무엇인지,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지, 문제점은 무엇인지, 보충해줘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즉각 파악이 된다. 이는 메타인지와도 같다. 글쓰기 역시 같은 원리이다. 다양한 정보를 접하여 패턴을 잘 읽어 글쓰기에 필요한 살붙이기 작업을 온전히 이어갈 수 있다. 작가의 말을 명심하여 눈이 닿는 곳마다 패턴 읽기를 시도해보자. 




베스트셀러 작가 김동식의 현실조언이 가득 담겨있다.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그의 내공을 드러냈다. 심지어 작법서가 맞나 싶을 정도로 흥미있게 내용을 전개했다. 작가의 따뜻한 배려와 주독자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일까? 초간편 소설 쓰는 방법에 이어 가독성까지 있기에, 읽고 이해하는데 부담이 적다. 또한 예시 문장도 다양해 작가의 다양한 시도를 도전해 봄직하다.

이 책은 sns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책이다. 소설가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형태로 글쓰기를 하기 때문이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카카오톡의 단톡방, 업무 보고서 등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가 흔한 시대가 되었다. 이젠 각자의 자리에서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지 말고 책의 내용을 한 가지씩 (필요에 따라) 도전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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