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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촌철살인

아이와 엄마의 대화

by 아시시

엄마>

쓰레기 문제가 너무 심각해,

원래 심각했는데 코로나 이후로 봐.

매일같이 버려지는 마스크, 마스크 비닐, 이젠 자가진단키트까지!

그걸 지구가 어떻게 감당해 내?

아름다운 세상이 아니라 깨끗한 세상이 되어야 해.


사랑이>

엄마, 그 문제는 우리 집도 마찬가지야.

우리 집도 아름다운 집이 아니라 깨끗한 집이 되어야 하잖아, 맞지?


pixabay로부터 입수된 Bela Geletneky님의 이미지입니다.



코로나가 시작되던 2020년 저희 집은 3,6,9세가 있었기에 늘 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않았습니다. 놀고 즐겁기에 바빴지요. 때문에 집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었어요.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 엄마가 정리하는 것도 한계가 있죠. 정리 습관이 부족한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난 잔해들을 치우기란, 솔직히 어려웠어요. 말 수가 없는 제게, ‘잔소리’라는 일도 힘들었고요. 삼시세끼 차리느라 하루하루가 부족했습니다.


어느 날부턴가, 내려놓기 시작한 것이 있으니 그건 바로 ‘정리’였습니다. 정리를 해야 하지만, 그곳에 에너지를 뺏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른 아이 엄마들이 그렇듯, 정리 끝나고 모두가 잠들면, 저도 정리를 비롯한 집안일을 했습니다. 혹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 정리를 열심히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리라는 것이 해봤자 다시 어지렵혀지는 반복이라,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지만 그만큼 에너지, 시간, 체력을 소모해 버리더라고요.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기에, 제 체력은 더 비축해둬야 했습니다.


아이들 놀이 후, 잠들기 전 형식적으로 “정리하자.”라고 말은 했지만, 막내를 챙기며 일일이 정리한 것을 확인하는 일은 제게 너무 버거웠습니다. 그래서 10개씩이라도 정리하면 정리시간을 끝냈습니다. 어지럽혀진 물건은 대충 한쪽으로 몰거나, 그대로 방치해두며 하루하루를 보내기를 2년. 이젠 아이들 눈에도 집이 제법 난잡했나 봅니다.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정리’라는 것을 해야 함을 알고, 제법 스스로 방을 치우게 된 아이들은 떳떳하게 말합니다. ‘집이 지저분하다’고 말이죠. ‘깨끗한 집이 되어야 한다.’는 아이의 말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입니다. 그런데, 엄마인 저는 아이의 말에 왜 웃음이 나오는 동시에 부끄러워지는 걸까요?





[ 3월_달팽이모집_한달에한권책읽기_페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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