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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시 Jun 07. 2022

습관 형성을 너머 삶이 있는 곳

매일 15분 책읽기 인증방, 1주년 기념 줌모임


<독서 카톡방-매일 15분 책읽기 인증방>을 운영 중입니다. 책이 좋고, 책을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아버렸기에 모임을 운영하고 싶었습니다.

인증방을 개설한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찾아오는 이는 사라져버린듯 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니 한 분이, 또 한 달이 지나갈 즈음 한 분이 들어오셨습니다. 또 들어올까.. 하고 알 수 없는 기다림에 마음이 지칠만하면, 메마른 땅에 단비처럼 한 분 한 분 들어왔습니다.

하나님이 이 일을 기뻐하시는지, 아마도 이 끈을 놓지 말라고 적당한 기간을 두고 보내주셨나 봅니다. 교만하지 않도록, 더 감사하도록. 저는 귀한 책친님들이 들어오시면, 기쁨과 감사한 마음 때문에,  늘 힘을 내며 새로 들어오신 분을 환영할 수 있었습니다.

​​​


엄마도 책 읽는다


'엄마도 책 읽는다'는 저희 인증방의 초창기 이름입니다. 저처럼 아이 키우며 한참 힘든 시기를 보낼 아이 엄마들을 격려하고, 위로와 소통이 있는, 해우소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어느 날, '엄마'라는 범주를 넓히고 싶었습니다. 약간의 벽을 만들고 시작한 곳인데, 그 벽을 허물어버린 거죠. 저마다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었을 희로애락 자체가 삶인 것처럼 굳이 장벽을 세워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친님(=한 회원분의 발언으로, 저희방에 있는 분들을 일컫는 말이 되었습니다.)들의 동의하에 '매일 15분 책읽기'로 그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


소중한 책친님들​


책친님들이 제법 늘었습니다.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고정적으로 올리시는 분들 혹은, 올릴 때에도 못 올릴 때에도 있지만 이곳을 늘 기억하셔서 인증하시는 분들, 인증하지는 않지만 자리를 묵묵히 지켜 책과의 인연을 이어가는 분들이 계시기에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혹 사정이 생겨 나가는 분이 계시면, 저는 그게 마음이 아팠습니다. 더 함께하셔야 하는데.. 책이 주는 변화를 느껴보셔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컸으니까요.

​​


나에게 인증방이란?

친구가 물었습니다.

"안 힘들어?"

애 셋 키우고, 파트 일도 하고, 매일같이 반복되는 집안일에, 책 읽고 글 쓰고, 다른 사람의 독서 이력까지 관리하는 제 모습이, 친구의 눈에는 힘들어 보였나 봅니다.

물론, 숨을 쉬고 있음을 느끼는 것조차 사치라고 여겨질 만큼 바쁠 때에는 부담으로 다가올 때에도 있습니다만, 제게 이곳은 '기쁨'이고 '즐거움'입니다. 힐링하는 곳인 거죠. 제가 저로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거든요. 비록 현실 공간은 아니지만, 책을 읽고,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 또 나의 한 마디로 누군가가 힘을 얻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씩 넓어지는 그 모든 경험이, 제겐 감사할 뿐입니다. 이것이 제 에너지의 원천입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자기만의 방' 과 같은 곳인 거죠.




1주년 모임을 기념하는 자리를 준비하면서


확신이 없으면 보통 움직이지 않는, 내향인 기질이 다분한 저는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1주년 기념 모임을 하고 싶은데, 할까? 말까?’ 그러다 투욱 내뱉었습니다. "1주년 모임 할지도 몰라요~"하고 말이죠. 걸음을 내딛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뱉은 말을 핑계로 용기를 냈습니다. 이 방을 처음 만들었을 때처럼 말이죠.

내가 괜히 일을 만들었나..하는 생각과 함께 기대하는 마음 반, 후회하는 마음 반, 떨리는 마음도 반이었습니다. '한번 해 보는 거야. 안 해보고 후회 말고 일단 해 보자!'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말이죠. 걱정과 달리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고,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

각자 삶을 나누는 시간..


예상 모임 시간은 30분입니다. 6명이 모인 자리에 30분은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죠. 하지만 독서토론을 할 것도, 그렇다고 주제 없는 수다를 떨 것도 아니었기에 30분이라는 시간이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자기소개를 하고, 아이스 브레이크를 거치며, 읽고 있는 책을 소개하는 그 짧은 시간을 보내면서 속내도 이야기하고, 인생을 말하고, 삶의 계획을 공유해가며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말주변이 없어 적절한 말을 못 하더라도, 함께하신 분들이 서로의 발언에 공감해주시고 조언을 덧붙이는 모습에서 따뜻한 체온마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상의 두 배인 1시간 가까이를 함께하면서, 이 공간은 보통의 책읽기 인증 공간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지쳐있을 때면 손잡아주고, 쳐지는 것 같으면 끌어주고, 누군가에게 도전과 용기를 주는 소중한 공간임을 말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 공간을 아끼고 사랑할 것 같습니다. 단순히 책을 인증하는 곳이 아닌, 인생이 있는 곳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다음 모임은 기약없지만, 계획없는 다음 모임을 기다려주는 책친님들이 있어, 저는 참 행복합니다.



틈새 독서, '매일 15분 책읽기 인증방'은
오늘도 문을 엽니다.



***혼자서 책을 펼치는 게 어려우시다면

  '함께'의 힘을 빌려보세요.

  <매일 15분 읽기 인증방>에서

책읽기 습관을 들이며, 함께 꾸을 꾸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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