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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시 Sep 13. 2022

감정이 엉켜오는 순간, 독서와 글쓰기

감정 해소법

감정이 엉켜오는 순간


예전에는, 우울감내지 생각이 많아지는 순간이 오면, '방황'이라는 것을 했습니다. 누구에게 연락을 할지 핸드폰 연락처 목록을 보고 만나서 밥을 먹고 수다를 떨었어요. 혹은 예쁜 쓰레기를 사기도 했습니다. 기분을 상승시켜줄 무언가를 위해 소비와 지출을 일삼았습니다. 결혼과 출산 후 육아하며, 한계가 왔어요. 친구를 직접 만나지못해 전화기를 붙잡게 된 거죠. 혹은 아이들이 잠든 후, TV 앞에서 드라마 연속 보기로 밤샘을 하며 해소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돌아오는 것은 계획을 벗어난 지출, 카드값에 대한 부담감, 허무함, 몸의 피로뿐이었습니다. 그림을 그려도, 피아노를 쳐도 풀리지 않던 것이 바로 이 두 가지로 하여금 말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독서와 글쓰기입니다.



독서와 글쓰기


독서를 하며 주인공, 때론 제삼자가 되어 감정이입을 합니다. 생각지 못한 것을 생각하거나 깨닫게 됩니다. 책은 단순한 재미를 느끼는 차원에서 나라는 사람을 '살아있게' 만들어 줍니다. 독서 중 밑줄 치는 문장을 만나고, 밑줄 친 문장을 곰곰이 곱씹으며 느끼고 생각하고 깨우치게 되지요. 이는 자연스레 내적 동기를 부여해 행동으로 실천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이때, '나도 분명 깨닫는 바가 있는데, 왜 내 삶에는 변화가 없지?'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문제 삼지 않기를 바랍니다. 모든 일에는 티핑포인트라는 게 있으니까요. 물은 99도로 매우 뜨거운 상태여도 1도가 부족하면 끓지 않습니다. 1도가 채워져야 팔팔 끓는 상태가 됩니다. 악기를 배울 때, 처음부터 물 흐르는듯한 연주를 할 수 없습니다. 꾸준한 노력과 시간이 채워져야 악기를 가지고 놀듯 연주할 수 있습니다.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독을 하든 정독을 하든 자신에게 맞는, 채워져야 할 독서량이 있기 마련입니다. 독서가 쌓이고 쌓여 삶을 변화시키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는 상태가, 누구든 오기 마련입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당부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인생의 한 문장을 찾기 위해 정독만 열심히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독서의 참맛을 알고, 이미 독서와 한 몸 된 분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으나, 초보 독서가 혹은 입문 독서가들은 두 권의 책을 함께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독서의 즐거움을 이제 겨우 알기 시작했는데 한 권을 정독만 하면 지루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책을 멀리, 혹은 기피하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정독할 책과 더불어 가벼운 내용의 다른 책 한 권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정독을 통해 독서의 깊이를,  자기 계발서 혹은 에세이 등 부담 없는 책을 통해 완독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글로 연결이 됩니다.

초고는 모두 쓰레기라고 하는데, 저 역시 그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쓰레기 같은 글이 부끄러워, 처음에는 글을 신나게 써놓고 막상 공개하지 못했습니다. 비공개 혹은 한글 파일에 저장만 했습니다. 그랬더니 발전이 없었습니다. 타인이 보이기 민망할 수준 글도 있으나, 아무도 안 봐준다고 생각하니 아이러니하게도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블로그에 공개글로, 나아가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못해도 20명 이상은 글을 읽고, 또 라이킷까지, 더러는 댓글도 달아주시니 다음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글은 쓸수록 느는 일이다 보니 - 지금도 다듬고 돌려 깎고 잘라내야 할 글이 가득하지만 - 그래도 최초로 쓴 글에 비하면 제 글도 조금은 발전해있겠지요~?


오늘도, 글쓰기를 통해 생각과 감정을 이렇게도 저렇게도 풀어내다 보니 제 안이 정리되고 비워낸 기분이 듭니다. 돈을 쓰지 않았는데, 뭔가 애써 노력하지 않았는데 내 안은 청량한 사이다를 마신 것처럼 시원해집니다. 글을 쓰는 동안, 간에 머리가 살짝 무거워질 수도 있으나 글을 다 쓴 후 발행하기 버튼을 눌렀을 때의 그 가벼움은, 힘겹게 산을 오르며 정상에서 시원한 산바람을 마주하는 기분입니다. 땅 위에서 불어온 바람과는 그 맑기와 공기질의 상태가 다르니 어찌 그 맛을 한 번만 보고 말 수 있을까요? 게다가, 글을 쓰면서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고, 나를 더 잘 알게 되고, 마음속에 청명한 산소마저 불어넣은 기분이 드니 도저히 글쓰기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조금 전, 답답하고 막혀있던 제 마음이 글자를 써 내려갈수록 시원하게 뚫려가는 기분을 느낍니다. 이제껏 글을 썼으니, 남은 오후의 틈새시간은 독서로 마음속 빈 공간을 채워가야겠습니다. 길지 않은,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연휴기간이라 몸이 몹시 피곤하고 고되지만 독서와 글쓰기로 오늘도 힘을 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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