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날씨가 좋아 동네 공원에 갔다. 동네에 생긴 작은 공원은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게 정비해 놓았다. 요즘 통 집에서만 놀아서, 보는 엄마 마음이 답답했는데, 간만에 찾은 놀이터에서 3시간 동안 아이들은 자유를 만끽했다. 저녁 약속이 있었기에 부모의 보챔으로 아이들은 몹시 아쉬워하며 공원에서 발걸음을 떼었다. 너무 오랜만에 신나게 놀아서였을까?
바로 다음날, 3호가 축 늘어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몸이 안 좋아도 씩씩하게 뛰어노는 아이인데 코로나 때처럼 몸에 기운이 없다. 기침으로 시작한 아이의 증상은 다음날부터 ‘초’고온을 달렸다. 열을 재보니 41도가 넘는다. 현재 진행형으로 ‘넘는다’고 말한 이유는 5일째 지속된 아이의 열 때문이다. 열이 나던 첫날 밤, 상비약인 해열제가 안 보여, 아쉬운대로 집에 있는 종합 감기약을 먹였다. 약성분에 타이레놀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 있었다. 다른 종합 감기약은 브루펜 성분인 이부프로펜이 들어 있어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각각의 약은 4~6시간 간격으로 먹이되, 열이 떨어지지 않을 경우 2시간의 텀을 둔 채, 교차복용을 할 수 있다.
혹시나하고 코로나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해봤는데 음성이었다. 다음날 병원에 가보니 목이 많이 부었댄다. 결국 이번주 내내 유치원은 못 갔다. 오전에 재택 근무를 하고 있는데 이런 비상 상황에 아이를 돌볼 수 있음에 감사하다.
유치원을 결석한 3호는 종일 힘이 없다. 쓰러진 아기새처럼 온 몸이 축 늘어져있고, 얼굴엔 웃음기도 없다. 베란다에 숨어서 '서프라이즈!'라고 외치며 ‘짜잔’하고 나타나야하는 아이가, 터덜..터덜.. 걸으며 '서.프.라..이..즈...'하고 나타난다. 엄마 마음은 한없이 안쓰럽다. 그런데 혼자 있을 때는 분명 기운이 없던 아이가, 학교에 돌아온 1,2호를 만나니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독수리 오형제도 아니고, 우리는 신화에요!!라고 외치는 누군가도 아니고, 이거 참.. 삼남매는 함께 있어야 완전체가 되나보다.
3호가 아픈지 얼마 안 되어 1호와 2호가 기침을 하더니, 목도 아프다고 한다. 같은 증상 같은 양상이다. 2호는 그래도 하루 미열에서 그쳤는데, 1호는 오늘부터 고열(39.5도) 시작이다. 3호가 밤에 열이 워낙 많아 아이를 챙기느라 밤잠을 못자 피곤하지만, 세 아이가 아프다보니 마음이 긴장되어서인지.. 쉼이 필요한건지.. 잠이 안 온다. 그림 조금 그리고 글을 조금쓰고나니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이 와중에 아이들 체온 재러 수시로 방을 왔다갔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