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럼, 1인자 2인자라는 말로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넌 1인자와 2인자 중에 뭐가 더 좋으니?
딸: (곰곰.. 생각하더니) 2인자!
사실 엄마 마음은 ‘1인자!’라고 대답하는 욕심 있는 딸을 기대했다. 나름 표정 관리하며,
나: 왜 2인자가 되고 싶은대~?
딸: 1인자가 되면, 주목받잖아. 무슨 상황에서든 1인자 시키고. 근데, 그럼, 내가 맞는지 틀리는지 잘 모를 것 같아. 1인자는 항상 맞는 거니까.
나: 그러니까, 1인자는 무슨 말이든 맞으니까 생각할 겨를이 없이 교만해질 수 있지만, 2인자는 한 걸음 멀리서 바라보니까 생각을 하고, 겸손하게 발견을 할 수 있다는 거구나!
딸: 응!
하마터면, 왜 1인자라고 대답하지 않는지 추궁할 뻔했다. 역시, 엄마의 표정관리와 함께 약간의 거리를 두고 물어보길 잘했다. 딸아이의 머릿속에 이렇게 깊은 뜻이 들어있다니!
출처, 아시시
자만심은 물리학자에게 있어 가장 큰 방해 요인이지요.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중, 로버트 교수의 말이다. 아이의 말은 로버트 교수의 말과 같은 맥락이다.
1인자는, 누구든 우러러보는 이이고 그 영향력이 강하기에 그의 말이 맞든 틀리든 그의 말엔 절대성이 있다. 모두가 잘한다고 말하니 일종의 자만심이 그의 눈을 가릴 수도 있다. 하지만 2인자는, 1인자와 그 이외의 환경을 둘러보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떻게 해야 더 발전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생각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1인자가 아닌 2인자의 말은 일단 의심부터 할 것이기에 본인이 먼저 의심해보겠다는 취지다. 아이의 이런 논리에 대해 나는 아이를 사랑스레 안아주었다. 그리곤 정말 멋진 생각을 했다고 칭찬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