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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가정예배의 힘!

딸_본캐 vs부캐

by 아시시


나: 딸, 본캐랑 부캐에 대해 들어봤어?

딸: 아니. 그게 뭔데?

나: ‘본캐’는 본래 캐릭터의 줄인 말로 한 사람의 평소의 내 모습이고, ‘부캐’는 부 캐릭터의 줄인 말로 평소의 내 모습이 아닌 새로운 캐릭터를 말해. 예를 들어, 엄마의 본캐는 엄마야. 엄마의 부캐는 브런치 작가, 프리랜서, 반주자 등이 있지.

딸: 아~!

나: 그럼, 우리 딸의 본캐랑 부캐는 뭐라고 생각해?

딸: 음.. 글쎄?

나: 뭘 그렇게 오래 생각해? 네 본캐는 학생 아니야?

누가 뭐라 해도 연화초등학생이잖아~

딸: 음.. 아니! 엄마, 내 본캐는 하나님 나라의 자녀고 부캐가 학생이야.

나: …!



어떻게 11살짜리 아이 입에서 이런 소리가! 유치원 시기에 믿음이 좋다가도 꺾이기 시작할 시기가 이때가 아닌가! 어른인 나도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인데…. 하나님을 믿고, 아이에게 하나님을 전하면서도 내 본캐가 하나님 나라의 자녀였음을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런데, 아이가 고심 끝에 내뱉은 말이, 본캐가 하나님 나라의 자녀라니!


순간,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떠올랐다. 하나는, 어디든 얼굴이라도 숨기고 싶은 ‘창피함’이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나는 겉모습만 크리스천이었나 하는 부끄러움이 있었다. 다른 하나는, 그래도 신앙교육 하나는 잘 시켰구나 하는 자부심이다. 물론, 내가 10년째 가정예배를 드려오게 하신 것도, 아이에게 믿음의 뿌리가 잘 자라게 하심도 하나님이다. 날 도구로 사용하셨고, 아이는 순종케 하셨다. 내가 하나님을 몰랐을 시기에, 이 아이는 하나님을 알고, 믿고, 지혜가 있다.


사실 부럽다. 이 나이에 하나님을 이렇게까지 알고 신앙에 대한 토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꾸준히 가정예배를 드려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끊임없이 믿음을 부어주고 흡수한 탓이다. 아이의 키와 지혜가 자람에 하나님과 사람에게 사랑스러워가기 때문이다. 감사한 순간이다. 깨달음이 있는 순간이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는 내 몸이 안 좋아 쉬엄쉬엄했으나 그 끈을 놓치는 않았다. 이제 거의 회복되어 가니, 다시 한번 열심으로 달려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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