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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May 04. 2020

신발

며칠  장례식장에서 신발을 잃어버렸다. 비싸거나 좋은 신발은 아니었다. 그다지 서운하지도 않았다. 그냥 여태 신고 다니던 나의 신발이 사라져 버린 상황이 신기했다. 이상했다.  평범했던 검은색 신발과 여기서 이렇게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 새로 얻은 슬리퍼를 끌고 돌아왔다.

밥을 두 번이나 먹더니만, 휴게소에서 호두과자를 다섯 개나 집어 먹더니만 급체를 했다. 집에 와선 사람이 이렇게 죽는구나를 경험하며  동생은  온몸을 조물조물. 그리곤 잠들었다. 언제 그랬냐는  말끔히 나았다. 그리곤 다시 살아나서 신발 묵상 중이다.

모든 사람을 대할  지금이 마지막인 것처럼 대한다는 언니가 계셨다. 언니가 선대해 주셨던 것을 깊이 기억하고 있다. 그리곤 예고 없었던, 마지막인  몰랐던 마지막들을 경험하면서 언니의 말들을 자주 기억한다.

잃어버린 것은 어쩌면 고작 나의 작은 신발이지만, 신발 잃어버리신 것을 못내 마음 쓰셨던 상주분의 마음에 비할까 싶다.  신발은 어디서  걸어 다니고 있겠지. 신발 말고 당신은  어느 나라에서 다시 만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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