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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준 Apr 01. 2022

리처드 링클레이터 : 꿈의 연대기 (2016)

[어느 다큐 2] 2022년 2월 28일 발행글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사후에도 한번 더 반드시 제작되기를 바란다. 언젠가 나올 그 다큐멘터리가 벌써부터 보고 싶지만, 오랫동안 보지 못해도 좋을 것 같다. 그래야 그의 작품을 더욱 많이 만나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20년 후에나 만나볼 수 있을 그 뮤지컬 작품도!

본문 내용 중에서.


**어바웃 무비의 모든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 <시네마 파미르>은 현재 EBS D-Box와 왓챠(Watcha)를 통해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의 전문은 하단의 링크를 통해 제공되며, 무료 콘텐츠로 무기한 제공됩니다.


"이 순간이 우리를 붙잡는 거야."


영화 <보이후드>(2014)1)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메이슨(엘라 콜트레인 역)은 이렇게 말했다. 좋아하는 감독의 작품이기에 영화의 다른 장면 앞에서도 흡족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지만, 이 마지막 대사는 한 동안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감정을 느끼게 했다. 장면 자체가 전달하는 먹먹함도 하나의 이유였지만 한 편의 영화에 12년이라는 시간을 기꺼이 쏟아 부은 감독의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만약 감독이 대사와 같은 마음으로 이 영화 <보이후드>라는 작품을 대한 것이라면, 보통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길게만 느껴졌을 12년의 시간도 그에게는 그저 하나의 평범한 순간들 중 하나로 여겨졌을 것이니 말이다.


‘역시.’ 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언제나 그런 태도로 영화라는 매체를 대했고, 그것이야말로 그의 작품을 빛나게 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지금 이야기할 다큐멘터리 <리처드 링클레이터 : 꿈의 연대기>는 바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앞서 언급했던 12년의 세월을 담은 영화 <보이후드>는 물론, 18년이라는 세월을 쏟아 관객의 마음을 빼앗은 트릴로지 <비포 시리즈>까지 완성시킨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곳인지, 또 어떤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이번 작품을 함께 연출한 루이스 블랙과 캐런 번스틴은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다른 다큐멘터리들이 갖고 있던 기존의 형식을 그대로 따르는 모습을 보인다. 인물을 탐색하는 작품이라면 빠질 수 없는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부터 함께 작업을 했던 이들의 인터뷰까지. 고전적이기는 하나 그의 안팎을 모두 빠짐없이 담아내려는 시도다. 감독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이자 그의 중요한 작품에서 항상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에단 호크는 물론, <스쿨 오브 락>의 잭 블랙이 함께한 인터뷰도 역시 빠질 수 없다. 필모그래피 상 중요한 작품을 소개하고 그 뒷이야기를 풀어내는데도 러닝타임의 일부를 할애하며 흥미로움을 더하고자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감독에 대한 설명이 시기적으로 일정하지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리처드 링클레이터라는 인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복잡하게 여겨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은 다소 진부하다고 여겨질 수 있지만 인물이나 역사적 사건을 설명하는 내용에 있어서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한편으로는,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을 상징하는 단어가 ‘시간’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 작품이 그 진부함을 선택하지 않은 사실이 되려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도 있다. 감독의 작품에서 시간의 선형성이야말로 이야기의 뼈대가 되는 핵심적인 소재이기 때문이다. 그를 이야기하는 작품에서는 더욱 그 묘미를 살렸어야 하는 게 아닐까.


[전문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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