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가장 큰 의미는 3년 만의 100% 정상화에 있다.
영화제의 결산 기자회견이 폐막식이 열리는 마지막 날 오전에 열리는 것과 달리, 개막 기자회견은 개막식이 열리기 한참 이전에 열린다. 올해 같은 경우에는 한 달 전인 9월 7일에,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온라인을 통해 열렸다. 허문영 집행위원장, 이용관 영화제 이사장,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 오석근 필름마켓 운영위원장이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가장 강조되었던 단어는 '정상화'였다. 2019년 10월에 열린 24회 영화제를 마지막으로 영화제가 제대로 개최되지 못했던 탓이다. 코로나의 영향이 심했던 2020년(25회), 2021년(26회) 영화제는 열리긴 하였으나, 외부 인사 초청 및 대면 행사가 전면 취소되고 영화관 좌석 띄어 앉기 등의 제약으로 인해 극장 내 상영만 (그것도 회차 및 작품 수가 제한된 상태로) 일부 열리는 식으로 조용히 진행되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이에 대해 "3년 만의 정상화로, 질과 양 모든 면에서 아시아 최고 영화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며, 그 역할을 다시 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영화제의 의미를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열리는 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의 전당 일대, CGV 센텀시티점,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점 등의 총 24개관에서 거리두기 없이 100% 좌석을 활용해 진행될 예정이며, 개, 폐막식과 각종 이벤트 및 무대 인사 역시 정상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또, 팬데믹으로 인해 중단되었던 아시아 영화 지원 프로그램도 전면 재개되어 총 13개의 작품을 지원할 예정이며, 아시아 영화 펀드(ACF)와 아시아 영화 아카데미 등 중단되었던 각종 프로그램도 모두 재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콘텐츠 및 필름 마켓은 세계 최초로 IP 세일즈 마켓인 '부산 스토리 마켓'을 새롭게 출범하며 전 세계 유명 영화제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아시아 시장의 지적재산권을 대표하는 마켓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청사진을 그려나가는 해로 삼을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지역 사회에 영화 문화를 전파하고 지역 산업의 성장에 이바지하기 위해 남포동, 해운대 등 부산 전역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토크쇼를 진행하는 '동네방네 비프'를 확대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앞으로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개최되는 영화제 메인 행사와 더불어 영화제를 이끌어가는 두 축 중 하나가 될 예정이다.
올해 영화제에는 총 354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며, 이 중 공식 초청작은 71개국 243편에 달한다. 개막작은 이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이며, 폐막작은 일본 이시카와 케이 감독이 연출한 <한 남자>가 선정되었다. 두 작품 모두 부산국제영화제가 지지하고 사랑해 온 가치와 일치하는 정신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아시아 영화의 미학이라는 것이 현재에 어떻게 계승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불행한 삶을 전시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그것을 통해서 차라리 정반대로 위안, 위로, 연대의 느낌을 전하는 작품이라고 허문영 위원장은 선정의 뜻 또한 소개했다.
한편,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로는 영화 <화양연화>, <2046>, <해피 투게더> 등에서 주연을 맡은 양조위가 선정되었으며, 그가 영화제를 직접 찾아 관객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방문해 영화제 초반부의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었던 2019년 영화제에 이어 올해도 양조위라는 걸출한 스타의 방문으로 영화제를 찾을 관객들의 마음이 크게 움직일지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역시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영화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오래 고민했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 칸 영화제에서는 러시아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의 <차이콥스키의 아내>가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자 우크라이나 영화계가 반발하며 비판을 한 경우가 있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러시아 감독 알렉산더 소쿠로프의 <페어리 테일>이라는 작품이 아이콘 섹션에 포함되었다. 이에 대해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국제 영화제들이 긴밀한 협조를 통해 공동 전선을 펼치고 있다면서, 러시아 영화를 완전히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지원한 일종의 국책 영화를 선정하지 않는 것이 영화제의 입장임을 밝혔다. 허문영 집행위원장 역시 이에 대해 국책 영화 또는 전쟁에 찬성하는 입장의 감독이 연출한 영화를 상영하지 않고자 했으며, 그 외의 작품 선정 기준으로는 예술성과 독립성을 중심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열리는 제 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5일부터 14일까지, 총 열흘에 걸쳐 열릴 예정이다.
*이 글은 영화제가 열리기 한참 이전의 온라인 기자회견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며, 주관적인 감정이나 생각은 제외하고 사실만을 바탕으로 작성하고자 했다.
**이후 영화제의 예매 시스템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채... 영화제 개최 기자회견은 성공리에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