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고백

by PYT

잘 지내는 척하는 게 이제 진짜 나의 표정이 된 것 같아요.

잊는 법을 찾다가 또다시 그댈 기억하게 됩니다.


시간이 약이라고들 하지만,

때론 옅어지지 않는 멍자국이 있다면, 내 편이 아닌 시간이겠죠.

흐르지 못한 채 쌓여만 가니까요.


청명했던 하늘도 저물어져 가는 노을이 되는데,

나는 여전히 그 푸름에 멈춰 서 있습니다.


서투른 마음, 허튼 마음인 줄 알면서도,

애정으로 건네는 나의 버거운 말들이

그대에겐 모자란 마음으로 다가간 걸까.


그대는 그 마음을 털어내고자 창을 열어두었지만,

스스로를 가둔 난, 공허한 날개짓을 할 뿐.


사랑은 그런 거래요.

우리가 손끝이 닿지 않아도, 마음만은 놓지 않는 거.


우리가 길을 잃은 게 아니라 새로운 풍경을 만난 거라면,

그 풍경을 마주할 준비가 될 때, 내게 돌아와줘요.

만약 조각난 마음을 붙일 힘이 없다면, 그대로 두세요.

새어버린 마음이 닿은 자리는 조용히 닦아 놓고 다시 채워드릴게요.


설령 그대가 영영 곁을 내주지 않더라도,

두고 간 그 감정 때문에 내 걱정은 말아요.

나도 천천히 그대를 잊는 연습을 해볼 테니.


어느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달이 떠 있다면,

소나무 솔잎이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날이 온다면,

시간이 거슬러 어제가 내일이 된다면,


그때에 그대를 잊을게요


그대의 마음은 나와 같지 않다면,

훗날 그대가 나를 읽을 수 있을 때

그땐 나를 위해 조금이라도 울었으면 좋겠어요

순간의 계절에 취한 감정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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