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집을 샀다.

Katong House Project

by Joy

남편과 나의 첫 집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근처 콘도였다. 아이들을 낳기 전, 강아지를 입양하기 전의 신혼집이었다. 빌딩숲에 둘러싸인 이 집은 커플이 살기에는 아주 좋았다. 사무실과 door to door 5분 거리, 점심과 저녁 약속은 대부분 걸어서 해결할 수 있었고, 아침에는 마리나베이를 따라 산책을 했다.


이곳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고, 친구들과 홈파티도 수없이 열었다. 코로나 시기, 집에만 있어야 했던 시간도 이 집에서 잘 버텨냈다. 그렇게 6년이 흘렀다.


어느덧 우리 가족은 네 식구와 강아지 한 마리가 되었다. 그리고 첫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학군지로 이사를 가야 한다는 데드라인도 생겼다. 둘째를 출산할 무렵, 우리는 슬슬 “다음”을 찾기 시작했다. 약 4개월 동안 남편은 주말마다 집을 보러 다녔다. 60채가 넘는 집을 봤다고 했다. 그중 내가 함께 본 집도 스무 채는 족히 넘는다. 수많은 고민과 몇 번의 입찰 과정을 거쳐, 드디어 우리가 원하는 집을 찾았다.


작년 12월, 그 집이 우리에게로 와주었다. 그리고 올해 2월, 발렌타인 데이 즈음에 집의 소유주가 우리로 바뀌었다. 우리가 선택한 동네는 East Coast에 있는 Joo Chiat/Katong이다. 남편과 나 둘 다 오래전부터 좋아하던 동네였다. 힙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아 북적이지만, heritage 지역이라 건물 높이가 제한되어 있어 특유의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있다. 메인 거리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조용한 주택가가 이어진다.



아이 둘과 강아지와 함께, 차 없이도 동네를 걸어 다닐 수 있는 곳.
혼자서도 가볍게 카페에 갈 수 있는 곳.
그런 일상이 가능한 위치라는 점이 우리 가족에게는 중요했다.


처음 집 사진을 봤을 때 나는 솔직히 놀랐다. 너무 오래된 집이었고, 색깔도 모양도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도 위치와 학군 조건이 맞았기에 남편과 함께 직접 보러 갔다. 그리고 그 집 안으로 들어간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북적이는 메인 거리에서 조금만 걸어도 확 바뀌는 조용하고 차분한 동네의 분위기,
집 안으로 들어오던 햇살,
그 공간에서 느껴지던 묘한 안정감.


그 순간 나는 보았다. 이 집에서 우리 가족이 보낼 앞으로의 10년을. 그리고 이 집을 어떻게 우리의 취향으로 바꿀지도 함께 떠올랐다. 아주 생생하게,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아, 이 집이구나. 우리 집.


아직은 전 주인 가족이 살고 있어 사진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레노베이션 계획부터 시작해서 8월에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기까지 그 과정을 천천히 기록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