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크루즈란?'이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나의 20대라고 대답할 것이다.
인생이라는 책 속에서 가장 다이내믹하고도 스펙터클한 경험들을 써 내려가는 나이이자 현실을 자각하면서도 나름의 꿈을 키워나가고 싶어 하는, 다채로운 시야 속에서 같고도 다른 사람들을 만나가는 과정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20대.
그 찬란하고도 무궁무진한 20대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나는 크루즈승무원이라는 주제로 채워 나가게 될 것 같다.
화려하지만은 않은 책장 속 이야기들,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특별함으로 비친 내면의 아주 평범한 그렇고 그런 일상들, 말 그대로 평범한 것들이 특별해지고 특별한 것들이 지극히 평범해지는.
'얼마나 걸릴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매일 아침 창밖으로 일렁이는 푸른 바다 물결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삶. 여행하며 떠도는, 마치 방랑자와도 같은 이 삶은 깨고 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를 마주할 텐데. 몽환과도 같은 아득한 꿈속에서 완벽히 깨어나기까지 나는 과연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궁금하다.
비록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꿈꾸던 크루즈승무원이 되어 일과 여행을 병행하며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하고 또 헤어졌다. 그중에서도 나이가 지긋이 드신 분들은 항상 손녀딸 대하듯 나를 여겨주셨는데, 우연의 일치일까? 그분들은 매번 비슷한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셨다.
'많이 웃어,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
인생은 네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짧다고.
지난 n년 간의 바다 위 삶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파아랗고 시원한 파도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는 바다 위에서 보석과도 같은 젊음의 땀을 쏟아부었던 기억에 어쩐지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물론 좋았던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한때 나쁜 마음을 먹기도 했었지만 다행히도 금방 정신을 차렸다. 완성된 사람이 되기엔 여전히 긴긴 항해를 감내해야겠지만, 나는 나를 믿는다. 분명 변화될 수 있을 거라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두려운 마음도 크지만 그래서 더 재밌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