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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Aug 12. 2020

노란 리본의 무게

잊지 말아야 할 '4.16 세월호 참사'


'세월호' 그리고 '노란 리본'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며 전체 탑승자 476명 중 미수습자 포함 304명이 희생되었다.



어느덧 세월호 참사는 올해로 6주기를 맞이했다. 전쟁터에 있는 사람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뜻을 담고 있는 노란 리본이 불현듯 눈에 들어올 때마다 4.16 세월호 참사가 조건 반사적으로 떠오른다.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그날을 떠올릴 때면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이 시큰하게 아려온다. 우리 국민의 상당수에게 여러모로 깊은 의미를 남긴 세월호 사건, 나에게 있어서도 상당한 의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날의 기억이 어렴풋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2014년도는 내가 크루즈승무원으로서의 첫 단추를 꿰기 시작했던 해이다. 크루즈승무원 관련 학과로 입학을 하고 본격적으로 크루즈승무원을 꿈꾸기 시작한, 나에게 있어 유달리 의미가 남다른 그런 해이다. 새로운 신분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막연히 꿈꿔왔던 것들을 하나씩 이루어가며 맛보게 되는 성취감 그리고 그로부터 얻던 희열, 아직도 무척이나 생생하다.



입학한 지 한 달 즈음되던 때. 그날은 지극히 평범한 여름 날씨를 흉내 내던 어느 봄 날이었다. 난데없이 터져버린 세월호 참사가 사람들의 입을 오르내리면서 이를 두고 대한민국 전체가, 아니 온 세상이 들썩였다. 사건의 심각성을 증명이나 하는 듯 매스컴과 주요 포털사이트 게시판,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는 온통 세월호 참사로 도배되어갔다.


"지금 뭐야 그 소식?"
"그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 모두 괜찮은 걸까?"
"어찌 이런 일이.. 부디 무사히 구출되어야 할 텐데"
"야, 기사 또 떴다. 이거 봐봐 이거"



사실 세월호 참사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한 것은 아니었다. 또한 주변의 몇몇은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도 했었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세월호는 이미 아침 일찍 침몰한 상태였고, 친구들과 내가 이 비극적인 소식을 접했을 때는 어느덧 따사로운 태양열이 정수리를 간지럽히던 시간이 되어서였다.


멋 모르던 스무 살의 우리는 초록 창의 검색 순위만 확인할 뿐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특히나 정부의 부적절한 대응, 여러 차례의 오보, 세월호 선장의 무책임함은 보는 이들의 원성과 안타까움의 한숨을 동시에 자아냈다. 그날은 안개가 자욱하고 항해하기엔 악조건이었다고 하는데 만약 기상이 더욱 악화되어 세월호가 제주도로 향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이제 와서 그런들 뭐가 달라질까 싶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떠올라 자꾸만 가슴이 사무쳤다.



세월호 침몰 시각에 대한 다양한 의견, 선원들의 이기심, 단원고 학생들의 천진난만함, 청춘을 구출하려다 청춘을 져버린 어른들, 놓쳐버린 골든타임, 진상규명, 어긋난 진실 등 계속해서 불어나는 의혹 속에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유가족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속은 타들어만 갔을 테다.




세월호에 갇힌 모두의 구출을 비는 그 순간만큼은 나 또한 진심이었고 간절했다. 팬티 바람으로 빠져나온 선장의 모습, 지도자의 자세, 현저히 미흡한 안전교육의 실태, 사랑하는 이와 원치 않는 이별을 하게 된 사람들의 애통한 표정은 선원의 꿈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묵직한 씁쓸함을 선사했다. 이는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아야 할 비통한 일인 것이다.


우리의 무심함으로 빚어진 참사로 남아 있는 분들이 평생 끌어안고 가야 할 애달픔, 나로선 알 길이 없다. 그분들의 가슴속 상처는 끝끝내 어루만져 드리지 못하겠지만 결코 잊지 않겠노라 약속한다.


세월호 사건으로 우리는 안전에 관한 교육을 더욱 집중적으로 행하기 시작했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주변에서는 잘잘못을 따지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사건에 대한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쳐보며 우리의 인식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전공자로서 노란 리본의 무게를 느끼며 이 참사에 대한 지식을 올바르게 가져, 앞으로의 후배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해주어야겠다는 책임의식이 다시 한번 고취되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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