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가득했던
2017년 10월에 방문했던 삿포로와 오타루. 평소와는 다르게 급히 잡혀버린 업무 때문에 신청했던 휴가를 취소해버리고 밤 비행기로 변경하여 다녀왔다. 가기 전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친구와 함께 떠난 여행인지라 친구만 홀로 기다리게 하는 것도 미안했고 약속과 다르게 늦어버리게 되어 더더욱 미안했고 거기다 이 여행을 먼저 제안한 자가 나였기 때문에 더더더욱 불편한 마음으로 여행을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삿포로 공항에 도착한 후 첫 일정은 오타루에서 시작하였다. 사실 삿포로에서 오타루까지 꽤 거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첫날을 오타루에서 시작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러브레터 촬영지이기도 하고 워낙 운하를 중심으로 쭉 늘어져있는 상점 사이로 은은히 새어나오는 불빛에 취하며 밤거리를 거닐고 싶단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도착 시점에는 이미 너무 늦어버려.. 칠흑같은 어둠만 마주했었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영업 종료 시간이었고 보고 싶었던 낭만적인 거리는 어둠 속에 가려져 이곳이 오타루인지 삿포로인지 모를 정도로 그냥 암흑이었다. 근처에 아직 영업하고 있는 스시전문점에서 회전 초밥을 먹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둘째날은 그 유명한 비에이 후라노를 방문했다. 삿포로 시내에서 거리가 꽤 되었기 때문에 사전에 버스투어를 이용했는데 특별히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투어 상품을 구매했다 ㅎ 노랑풍선의 패키지 여행 상품이었던 것 같은데 가이드 분이 참 친절하고 재밌었다. 버스를 타고 가며 중간중간 주요 스팟에 들러 사진도 찍고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는데 가장 기억의 남는 것은 역시, 청의 호수 (아오이케) 였다. 사진이 모두 다 지워져서 정말 아쉽지만.. ㅜㅜ 청의 호수에서 바라본 에매랄드빛의 물빛이 정말인지 신비로웠다. 투어상품에 닝구르 테라스라는 관광지도 포함되어있었는데 닝구르는 작은 요정을 뜻하는 말로, 정말 요정이 살고 있을 것 처럼 아기자기한 공간이었다. 저녁은 삿포로에서 유명한 징기스칸(양고기) 을 먹었다! 다루마라는 식당이 제일 유명하다고 하는데 알고보니 도쿄에도 분점이있었다...
마지막날은 비행기가 연착이 되는 바람에 (그 다음날 출근을 고려해서..) 좀 더 이른 비행기로 변경했다. 사실은 삿포로 맥주 박물관을 너무나도 가고 싶었지만 스케쥴 상 포기하고 시장 안에 위치한 니조식품에서 털게 찜을 먹었는데... 실하고 살이 통통한 털게를 생각했지만 철이 아닌건지... 살도 없고 심지어 비싸기만 했다.
여러모로 아쉬움만 가득했던 삿포로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