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요니 Jun 05. 2023

[국립서양미술관] 영감의 원천, 브르타뉴

브르타뉴를 사랑한 화가들, 폴 고갱과 클로드 모네 

지난번 SOMPO 미술관에서도 브르타뉴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전시했었는데 같은 기간 동안 우에노 국립서양미술관에서도 브르타뉴를 테마로 한 기획전이 있었다. 사실 서양미술관이 좀 더 크기도 했고 고갱이나 모네의 작품이 더 많이 전시되어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는데 결론적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이지만, 다소 실망스러웠다. 총 150점 정도 되는 작품이 전시되었으나 그중 모네 작품은 3점, 고갱 작품은 15점에 불과했다. 회화뿐만 아니라 각종 자료들도 충실히 전시되어있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회회 작품을 좀 더 감상하고 싶었기 때문에 약간 실망스럽기도 했고 굳이 유명작가의 작품을 떠나서 SOMPO 미술관에서 받았던 감명과 울림이 더 크게 느껴졌던 건 왜일까.

전시회는 크게 4가지 테마로 기획되어 있었다. 이전 전시회와는 약간 다르게 화가나 화풍을 자세하게 소개하기보다는 오로지 "브르타뉴"라는 지역에 초점을 맞춰 기획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첫 테마는 브르타뉴 지역을 배경으로 한 1800년대 중반의 초기 작품들 중심으로 전시가 되었는데 가장 처음 눈길을 끈 작품이 바로 윌리엄 터너의 작품이었다. 푸르스름한 하늘에 옅은 구름이 감돌고 있는 풍경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강물과 그 주변의 평화로운 정경을 한 폭의 회화로 담아낸 터너의 작품. (7월부터 터너전이 시작되는데 기대된다.)


브르타뉴 지역 그 자체가 테마였던 이번 전시.
윌리엄 터너 (1829년) - 낭트 

인상파 화가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브르타뉴 지역의 작품들 중 대표작은 단언 모네였다. 아쉽게도 3점만 전시되었고, 그중 한 점은 데생이었고 나머지 2점이 해안가를 풍경으로 한 작품이었다. 다행히 사진촬영이 허가되었다. 폭풍우 치는 해안가 풍경 그 자체를 회색과 흰색으로 강렬하게 표현한 작품. 가만히 서서 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넘실대는 파도가 마치 작품 밖으로 쏟아질 것 같기도, 마치 철석대는 그 소리 들리는 것 같은 그런 생생함이 그대로 전달되는 작품이었다. 이와 반대로 <드므와 항굴의 동굴>이라는 작품 평화롭고 고요한 해안의 푸른 정경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두 작품이 나란히 배치되면서 서로 대비되는 감정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사실 사진 촬영이 불가하여 찍진 못했지만 모네의 스승인 외젠부댕의 작품들 역시 상당히 인상 깊었다. 아마 SOMPO 미술관에서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던 것 같은데 노을 지는 해안 풍경을 배경으로 한 <브레스트, 정박지> 나 <다우라의 해안과 배>라는 작품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쓸쓸하고 고독하면서도 평화롭고 고요함이 감도는 자연풍경을 담은 작품들. 

클로드모네(1886) - 폭풍우 치는 벨 일 해안
클로드 모네 (1886)-드므와 항구의 동굴


그다음 테마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폴 고갱의 대표작들을 중심으로 한 테마로, 퐁다방파 화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폴 고갱은 1886년부터 5번 이상 브르타뉴 지역에 체류하면서 (이때 고흐와의 공동생활도 하게 된다) 야생적, 원시적인 것을 회화로 표현하려고 한다. 특히 중간에 체류했던 타히티에서의 경험을 이후 브르타뉴에 재정착 했을 때 작품에 같이 표현했다고 한다. 브르타뉴 지역에 거주하며 자연을 담은 풍경화보다는 그들의 생활 모습과 풍속을 담은 인물화, 풍속화 중심으로 전시되었던 고갱의 작품들. 고갱 특유의 굵은 윤곽선이나 원색의 색채로 표현한 기법들이 브르타뉴라는 배경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로 구현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아 좋았다.  고갱의 뒤를 이은 폴 세뤼지에나 에밀 베르나르 등의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 확실히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화가들의 작품은 어딘지 비슷하다.

폴 고갱 - 브르타뉴 지역의 소녀들 

그 이후의 테마들은 사실 유명한 작가들이라기보다는 브르타뉴 지역을 배경으로 한, 혹은 그곳에 거주했던 화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마지막 테마는 일본화가들을 중심으로 전시가 되어있었고, 대부분의 작품들이 해외 미술관에서 전시된 작품들이라기보다는 일본에 있는 미술관 (소속)의 작품들 위주였던 것 같다. (그래서 감동이 덜한 건가..) 

개인적으로 일본 우키요에 영향을 받아 다색판화의 작품을 다수 남긴 앙리 리비에르 작품들이 꽤 인상적이었다. 안타깝게도 사진촬영이 불가하였지만, 판화로도 다양한 정서를 표현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새담 느꼈다.

그 외에도 브르타뉴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다양한 일상 속 모습들, 희로애락을 담은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실제 브르타뉴 지역의 사진 자료들과 함께 대조하며 회화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당시 사람들이 입었던 옷차림이나 풍경 모습들이 사진처럼 회화 작품에도 그대로 구현되었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며, 당대 생활상을 작품을 통해 유추해 보고 상상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테시마 미술관] 테시마 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