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끈함과 시원함의 공존, 모순의 국밥, 콩나물 국밥 -
전날 과음을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몸에 수분이란 수분은 다 빠져나가 뻑뻑한 눈을 뜨고 엄마의 눈치를 살피며 슬며시 방문을 나가면, 흰 쌀밥에 보글보글 끓고 있는 콩나물국이 생각이 납니다. 눈치를 보면서도 콩나물국을 막걸리 마시듯이 들어서 한 모금 들이키면 시원한 맛과 함께 쓰린 속을 따뜻한 온도의 국물이 휘감아줍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밥보다 국물이 주인공입니다.
뭔가 술로 오염된 몸을 맑게 정화를 시켜주는 가볍고 효능이 있는 마법의 약이랄까요? 뜨거운 국물을 먹으면서도 “시원하다.” 라고 말하게 되는 모순의 국물. 오늘은 콩나물국밥에 대해서 말하고자 합니다.
사실 콩나물 국밥이라고 하면 전국에서 ‘전주 콩나물국밥’이라는 간판이 달린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이 많아서 저렴하게 한 끼 때울 수 있는 국밥입니다. 고기나 순대 등 단백질(?)재료가 없이 먹을 수 있는 국밥이라 대체로 맑고 경쾌한 느낌의 국밥입니다.
하지만 콩나물 국밥도 알고 보면 전라도, 특히 전주를 대표하는 국밥입니다. 전주하면 전주 비빔밥을 떠올리는 분들이 더 많으실 것 같지만 엄연히 콩나물국밥 또한 지역민의 사랑을 받고 음식이며 오히려 지역주민의 식생활과 더 밀접한 음식이라고 말하는 분도 있습니다.
전주 콩나물 국밥도 남부시장식(현대옥) V 끓이는식(삼백집)의 방식이 있는데요. 그 맛이 조금 다릅니다. 남부시장식의 대표주자인 현대옥의 콩나물 국밥은 국밥보다 먼저 스댕(?)그릇에 수란이 나옵니다. 이 수란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사람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그것이 참 재미있습니다.
뜨거운 국물이 나오면 그 국물을 수란에 2~3숟가락 넣어 김과 함께 조져서(?) 먹는 방법, 수란에 국밥의 밥만 넣어서 김이랑 비벼먹는 방법, 그냥 수란만 홀라당 먹는 방법 등 사람마다 참 다양하게 먹습니다. 이것은 정답이 없습니다. 자신만의 조합을 찾아서 맛있게 먹는 것 그게 바로 정답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국물을 조금 넣어 김을 넣어서 먹는 편입니다)
남부시장식은 주로 토렴을 해서 나오는데 국물의 온도가 펄펄 끓는 온도가 아닌 적당히 따뜻한 온도로 나옵니다. 나오자마자 바로 먹을 수 있고, 맑고 깔끔한 맛을 느끼기에 적당한 온도라고 생각합니다. 오징어 사리를 추가하면 더 맛있습니다.
끓이는 식은 주로 삼백집 스타일입니다. 펄펄 끓는 뚝배기에 날계란이 퐁당 빠져서 나오며, 갖은양념을 넣고 끓여 얼큰한 국물색(붉은색)을 띄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뜨거운 국밥의 형태이며 칼칼하면서 시원한 국물 맛이 좋습니다. 다만 계란이 풀어지는 경우에는 시원한 맛이 반감되니 깔끔한 맛을 원하시면 계란을 휘휘 젓지 않는 편이 좋고, 국물에 계란이 풀어지는 맛을 좋아하시는 분은 풀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콩나물은 옛날부터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라 무침, 국, 밥에 넣어서 쪄서 적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먹어왔습니다. 특히 콩나물은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해서 간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숙취해소용(?)으로 콩나물국밥이 인기가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성비가 훌륭한 국밥을 뽑으라고 한다면 1등은 콩나물 국밥이 차지 할 것입니다. 콩나물에 신김치만 들어간 가벼운 국밥은 4천원 내외에서도 사먹을 수도 있으니까요. 게다가 맛도 좋습니다.
누군가는 콩나물 국밥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 과음을 한다는 농담도 하는데요. 어떻게 보면 특정 상황에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콩나물 국밥을 맛있게 먹기 위해 오늘밤 가볍게 한잔하고 아침을 맞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딱 한 잔 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