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완벽

by 큐원

그것은 나를 물지도 않고, 짖지도 않는다.

먹이를 줄 필요도 없고, 똥을 치울 필요도 없다.

목욕을 안 시켜도 되고, 산책을 해주지 않아도 된다.

냄새도 나지도 않고, 사고를 치지도 않는다.

집을 지어주지 않아도 되고, 장난감을 사주지 않아도 된다.

병원비도 들지 않고, 죽지도 않아서 언제나 내 곁에 있을 것이다.


나도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어떨까?

배고플 일도 없고, 아플 일도 없고,

기차에 깔려도 생채기 하나 나지 않고,

심리적 신체적으로 모든 성숙을 이뤄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눈을 깜빡이지 않아도 시야가 유지되고,

숨을 쉬지 않아도 신체가 유지되고,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고,

모든 쾌락과 사랑과 충만감을 원하는 즉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움직일 필요가 없어서 항상 관 속에 누워있어도 되는 삶.

그렇게 모든 것이 완전해서 가만히 누워있는 나를, 누군가는 반려인간으로 삼고 집 한구석에 뉘어 놓을 수도 있다.

난 그 집에서 똥도 싸지 않고 산소도 축내지 않으며 모든 만족을 느끼며 가만히 누워있을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과 완벽하다는 것은 어쩌면 반대가 아닐까?

완벽해질수록, 나는 살아있을 필요가 없어진다.

완전해지고 싶은 것이 아니라, 부족하게 살아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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