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일>
얼마 전에 새로 생겼다는 메가박스 수원 호매실점에 다녀왔습니다. 전 좌석 리클라이너라고 하던데 몇몇 관이 그렇겠구나 싶어서 아무 생각 없이 예매를 했습니다만, 진짜로 모든 곳이 리클라이너였습니다! 이런 좌석을 처음 앉아봐서 설렜네요. 근데 그게 다인 것 같더라고요 ㅋㅋ 뒤에 좀 더 자세히 말하겠지만 추천은 안 드릴겁니다. 여하튼 이곳에서 영화 '아가일'을 보고 왔는데요. 감독도 킥 애스, 킹스맨 감독이라고 광고도 많이 하고 새로운 스파이 영화를 선보이다길래 주저하지않고 예매했죠.
어.. 사실 예매할 때부터 불안하긴 했습니다. 예매율이 16위 정도로 순위권에 없어서 검색해서 찾기도 하고, 조금은 번거로운 스타트였습니다. 평일 오전에 보고 와서 예매하는 데에는 수월했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이렇게 인기가 없을 수 있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킹스맨 감독인데..! 그 머리가 폭죽 터지듯이 연출했던 감독이 이렇게 인기가 없다고? 네 우리 한국 관람객들은 이제 새로운 영화가 나온다고 해서 쉽게 보러 가지 않아요. 그들의 빅데이터는 늘 옳은 것 같습니다. 뒤늦게 재평가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시 영화관에서 보기에는 재미없다고 다들 생각했던 모양입니다(안좋은 쪽으로 입소문도 한몫했구요). 예매를 했으니 부정하고 싶었지만 예매율이 그 방증이네요.
줄거리 전개는 쉴 틈 없이 움직입니다.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걸 또 깔끔한 스토리로 풀어내는 게 아니라 반전도 워낙에 많아서 대사로 풀어주는 게 대다수입니다. 다시 말해 빠른 전개로 와다다 보여주면 긴 대사로 한 템포 쉬어주는 형태이죠. 어.. 보여주는 얘기도 많고 반전이라는 재밌는 요소도 있는 것을 알지만 이걸 대사로만 퉁치니 어지럽다가 답답한 형태가 계속 이어지죠. 전투 씬에 폭죽과 색깔 연막탄(?)은 감독 시그니처처럼 또 나오는데 최근 들어서 킹스맨이랑 DC의 할리 퀸에서 많이 접하다 보니까 딱히 특색 있게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영화가 이렇게 집중하기 힘들고 재미없다 보니 리클라이너 좌석은 더없이 잠들기 좋았습니다 허허허. 잠 깨려고 음료수만 벌컥벌컥 마시고 다시 긴 대사에 잠들 뻔하고요. 편하게 보는 게 답은 아니라고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추천을 드리지 않은 거랍니다.
이번에는 영화의 좋았던 포인트를 짚어볼게요 초반부와 중반부사이 아가일(헨리 카빌)에서 에이든 와일드(샘 록웰)로 번갈아가면 액션 신을 선보일 땐 디테일한 카메라 연출이 좋았습니다. 아가일이 나올 땐 제임스 본드처럼 정제된 액션을 선보이듯 카메라도 흔들림이 없었고요. 현실에서의 전투 씬에서는 에이든이 나올 때 카메라 격하게 흔들려 명확히 구분 지어주는 것이 좋았습니다. 확실히 주인공 엘리 콘웨이가 현실과 상상이 혼동되고 있다고 표현해 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후반부 스케이팅(?) 전투 씬이 있는데, 최근에는 못 보던 연출이다 보니 좋았습니다. (이때 잠이 확 깨더군요) 뭔가 어떻게 찍었을까도 생각이 드는 그런 장면이었네요. 따로 이 장면만 나중에 유튜브로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피셜로 등장한 이야기는 아직 없습니다. 그러나 추측해볼 수 있는 점들이 몇가지 있죠. 먼저 감독이 킹스맨의 감독이었다는 점. 킹스맨은 1편에서 큰 흥행을 거두고 그 뒤로는 지지부진했습니다. 시리즈의 1편과 2편 그리고 프리퀄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세계관을 다시 매만져보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실패했죠. 그래서 다시 한번 소프트 리부트의 개념으로 다시 등장시킨게 아닐까하는 후문이 있습니다. 저도 찾아보고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양복점의 킹스맨 가게를 펍으로 등장시켜 새로운 킹스맨의 세계관을 그려낸다던지 말이에요. 그러나 이런 장치들도 언제까지나 흥행을 해야 그 다음도 있는거겠죠.
두 번째는 마지막에 등장한 아가일이 실존 인물이라는 점에 힘을 실어주는 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 엘리가 본인이 혼동해서 쓴 소설 속 인물이 사실 실존하는 인물이었던 거죠. 이런 것들이 마냥 좋게만 보이는 연출은 아닙니다.. 뒤에 열린 결말로 아가일이 등장하고 안녕? 했을 때 딱 끝나야 '나름 재밌네~' 하고 말텐데, 엔딩 크레딧에 이렇게 장난을 쳐놓으니까 약간의 정도 다 떨어졌습니다. 앞서 얘기했던 반전들이 계속 나열되어 보여주니까 결말 하나라도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줬어야 했는데 조금 지저분하게 마무리된거 같네요.
많은 기대를 했던 작품이었습니다만... 후속작을 찾아보기에는 ocn 채널이나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우연히 보는 게 전부일 것 같습니다. 후속작부터는 엘리가 주인공으로 나올지, 아가일이 주인공으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말했다시피 흥행을 해야 방향성이 정해질 텐데 많이 힘들어 보입니다. 피식대학에도 나와서 홍보를 했던데 배우들의 노력이 안타까울 뿐이네요. 영화 쿠폰도 있었고, 리클라이너에 좋은 체험이었지만 앞으로는 한국 영화뿐만 아니라 해외 영화도 심사숙고해서 보러 가야겠네요! 그럼 다른 리뷰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