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민 Apr 28. 2020

부처님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5월, 2020년의 마지막 황금연휴를 맞이하며

직장인들에게는 황금 같은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4월 30일 목요일 부처님오신날로 시작해 5월 1일 금요일 근로자의 날, 그리고 주말로 이어지는 황금연휴. 혹, 본인이 5월 4일 월요일에 과감하게 휴가를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5월 5일 어린이날까지 포함해 최대 6일에 가까운 연휴를 즐길 수 있다.


명절도 아닌데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될까.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치고 힘든 직장인들에게는 오아시스가 따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고정적으로 가지는 연휴는 아니지만 매년 이맘때에는 공휴일이 겹쳐 연휴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과 5월 5일 어린이날이 절묘한 간격으로 붙어있기 때문에 이 사이에 주말이라도 끼는 날에는 연휴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여기에 화룡점정을 완성하는 것은 바로 부처님오신날, 흔히, 우스갯소리로 주위 사람들에게‘부처님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온화한 얼굴의 황금빛 부처님, 올해도 황금연휴를 선사했다.

농담같지만, 정말이다. 1975년 처음으로 국가공휴일로 지정이 된 부처님오신날은 이후 매년 평달 음력 4월 8일에 휴일을 지냈다. 음력의 특성상 양력의 날짜는 매년 다르게 설정될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시라. 매년 다르게 설정되는 음력 평달 4월 8일이 양력 주말과 겹칠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덕에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 부처님이 탄생한 것이다. 올해 역시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앞에 둔 4월 30일 목요일로 설정이 되어 절묘한 연휴를 만들어낸 부처님은 지난해에 딱 한번 일요일과 겹쳐 우리를 실망시켰을 뿐, 2017년에는 징검다리 연휴를 만들어냈으며,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무려 4년 연속으로 주말, 공휴일과 겹쳐진 5월의 황금연휴를 만들어냈다.


여름에는 휴가가 있고, 겨울과 가을에는 명절이 있는데, 봄에는 아무 것도 없다. 과거 대체 공휴일 제도가 없었을 당시 어린이날이 주말과 겹치거나 하는 재난과 같은 상항에서 우리를 지켜준 것은 부처님 밖에 없었다.


물론,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본인은 종교가 없다. 절은 등산을 하다 우연히 몇 번 지켜본게 전부였고 연등회와 같은 부처님오신날 행사에 참석해본 적은 없다. 당연하게도 종교적 관점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단순한 우스갯소리로 연휴를 선물해준 부처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글을 쓰는 것일뿐.

매년 부처님오신날 때, 행사로 볼 수 있었던 연등회 행렬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올해는 보기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원래 종교와 관계없이 휴일은 항상 즐거운 것이 아니겠는가. 종교적 의도로 적은 글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밝히며, 코로나 등으로 인해 힘겨운 2020년, 모두가 황금연휴를 맞이해 일상을 이겨낼 힘을 재충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가의 이전글 해커도 여유롭게 대처하는 하정우의 '롤러코스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