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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r united Aug 01. 2019

The Tribute, 2019

더 트리뷰트 2019 Editor's Note


위 아 벗 멘, 락!

 We are but men, rock!




<The Tribute, 2019>은 말 그대로 헌정의 의미를 담고 있다. 배우이자 뮤지션인 잭 블랙의 부인할 수 없는 인간적 매력과 예술적 확장성, 끈질긴 삶의 태도에 대하여, 그가 속한 터네이셔스 디의 데뷔 앨범이자 대표곡인 <Tribute>라는 노래의 제목을 가져옴으로써, 다시한번 헌정하는 의도를 전한다.   


이번 책은 올해 8월 낙원악기 상가 내의 공간 d/p에서 선보이는 기획전 <끈길기게,끈질긴>(tenaciously, tenacious)과 출간 시기를 같이 하며, 내용적 연계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이 책이 전시의 중간 과정이나 결과물을 기록하는 도록이나 전문 자료집의 성격을 갖는 것은 아니다. 전시의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밴드 이역 486-1의 멤버들을 비롯하여 열 명의 필자가 참여한 <The Tribute, 2019>는  결과적으로 온통 "~은 아닌" 글들의 합집합 같은 그런 책이 되어 버렸다. 미술 도록도, 수필집도, 음악비평집도 아닌 이 책은 각자의 입장에서 말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1986년과 1994년, 낙원악기상가, 잭 블랙과 같이 서로 겉도는 단어 몇개만 덜렁 떠넘긴 채 필자들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그저 쓰고 싶은 글들을 써달라 요청했다. 한 사람의 기억 안에서도,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 사이에도 쉽게 건널 수 없는 심연이 존재한다. 주섬주섬 꺼내놓은 기억들은 지나간 것에 대한 성실한 복기이기보다는 지금에 와서야 할 수 있는, 생성된 후일담이자 일부러 수집한 이야기 더미다. 심연보다는, 이어질 수 없는 도랑들이 많은 책이다.  


5공의 (강압적이고도 자유로운)기묘한 사회분위기, 헤비메탈 밴드가 표상하는 80년대의 남성적 질감과 주형, 1986년 잭 블랙과 그의 동료 카일 게스가 운명의 짝으로 만나 1994년 록밴드 터네이셔스 디를 탄생시킨 서사, 오산에 가까운 미국에 대한 단상, 대상에 대한 순진한 애정과 균열, 게임과 노랫말이 전하는 소아적 세계관과 영악한 현실, 아마추어리즘, 다중자아...... 대략 이런 이야기들이 성글게 짜여져 있다. 한국의 헤비메탈 음악을 전문적으로 연구해 오신 미즈시나 테츠야씨와 문화비평가 김신식씨를 제외한다면 모두 개인적으로 잘 아는 동료들이다. 글의 필치와 밀도, 쓰는 이유도 제각각이지만 왜 이런 걸 하느냐고 타박하지 않고 정직한 언어로 지면을 채워주셨다. 전시와 책을 준비하는 동안 애써 격려해주지 않아 다행이었고, 말없이 초조함을 견뎌 주어서 감사한 마음이다. 


책에는 제법 내 이야기가 많이 실려있다. 두 해는 나의 유년기와 성장기를 관통하는 어떤 시간들이기도 한데, 글을 쓰며 젊은 날의 부모님, 그리고 그들이 속했던 시간들을 상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의 "철-콘 근-그리트"와도 같았던 시간들 속에, 나의 말랑하고 고운 시간들이 겹쳐 있다. 그들과의 까끌까끌한 시간을 지나오며, 나는 본질에 파고들기 보다는 일 벌이기 좋아하고, 필요한 것보다는 멋있는 것에 집착하고, 지금 할 일보다 내일 다가올 일에 환호하는 어른이가 되었다. 동기간에 조금 더 민폐끼지며 살아왔고, 동료들에게도 부탁하는 것이 많은 성가신 기획자로 지내고 있다. 그저 뻔뻔하게, "위 아 벗, 멘, 락!"과 같은 태도로 2019년, 오늘을 돌파해 나가는 중이다.    


 <The Tribute, 2019>의 이야기를 한번 더 꺼내본다. 그 대상은 처음에는 저기 저 너머의 잭 블랙이었고, 어느 순간 우리 주변에 존재해 온, 어딘지 그의 풍모를 닮은 사람들이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종래에는 그 누군가 아닌 결국 우리 자신이 되어 버렸다. 하긴, 헌사의 미덕은 가장 위대한 대상에 고정되기 보다, 누군가를 향해 바치는 주체의 즐거움에 있음을! 여정의 끝에는 자그만한 깨달음이 뒤따라 온다.


터네이셔스 디의 곡 중, Tribute 에서 특별히 좋아하는 대목으로 편집인의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이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노래가 아냐, 암

단지 헌사일 뿐이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노래는 기억할 수 없어

이건 단지, 오, 최고의 노래에 바치는 헌사일 뿐      



The Tribute, 2019 Editor’s Note


We are but men, rock!


By jr united


The Tribute, 2019 is exactly that, a tribute. I would like to underscore the intent of immense appreciation for actor and musician Jack Black’s irrefutable humanly charm, artistic expandability, and his tenacious attitude towards life, by borrowing the title of one of the best-known song from his band, Tenacious D—Tribute.


This book is released on the same day it’s sibling project, the exhibition, tenaciously, tenacious opens at d/p, an art space inside the Nakwon Musical Instrument Arcade. Technically speaking, this book is not a catalogue or archive that records the process or end product of the exhibition. It has become a compilation of “not~” texts written by 10 contributors including members of the band Eejörk 481-6, which is the focal point of the exhibition.

This book which is not quite an exhibition catalogue, nor a collection of essays or music reviews, but it simply tells the story of each participant.

I asked the writers, and myself to write whatever they pleased after unloading a few unrelated prompts at them, such as the years 1986 and 1994; Nakwon Musical Instrument Arcade; and Jack Black. There are uncrossable abysses in one person’s memories, and also between the stories of each of the writers. Memories that are fished out, one by one, are not a meticulous review of the days gone by, but rather structured stories that can only be told in retrospect, or a pile of purposefully collected stories. Perhaps this is a book that contains many unconnectable ditches, rather than abysses.


Many different stories are loosely woven together, e.g., the strange (oppressive yet free) social energy of the Fifth Republic of Korea; the heavy metal bands that symbolize the masculine grain and mold of the 80s; the narrative of Jack Black’s fateful encounter with his partner in music in 1986, and forming the rock band Tenacious D in 1994; barely accurate thoughts on America; naïve love for a certain object and disenchantment; a sophomoric world view conveyed through games and lyrics, and shrewd in-app purchasing; amateurism; multiple personalities, etc. All the writers are close personal friends and colleagues except for Mizushina Tetsuya, an expert on Korean heavy metal, and Kim Shin-shik, a culture critic. The style, density, and intent of the texts are all different, but not one person protested against this project, and quietly filled the pages. I was relieved by the lack of strained encouragement, and thankful for silently bearing with me through the somewhat unnerving process.


A large part of the book consists of my personal story. The year of 1986 and 1996 passed straight through my childhood and youth, and writing gave me the opportunity to imagine younger versions of my parents, as well as the times they lived through. Their “Reinforce concrete”, years overlap with my most delicate, innocent times. Throughout my rather abrasive coexistence with them, I found delight in having one too many irons in the fire rather than aiming to seek out the fundamentals; obsessed over the fabulous rather than the essentials; and cheering for the things to come rather than focusing on what needs to be done now. I am the sibling who is always a slight imposition on the others, and a curator who asks for numerous favors of my colleagues. I am brazenly powering through 2019 and today with a “We are but men, rock!” attitude. 


I would like to mention The Tribute, 2019 one more time. At first, the object of tribute was Jack Black—someone who is somewhere out there. But soon it changed to someone who was here among us all along, who has a presence somewhat similar to Jack, which in the end, became ourselves. The takeaway at the end of the journey is this: the virtue of dedication is not in idolizing one great hero, but rather in the joy of the act itself! 


I would like to end the editor’s note with my favorite lines from Tenacious D’s song, Tribute:


This is not the Greatest Song in the World, no.

This is just a tribute.

Couldn’t remember The Greatest Song in the World, no, no.

This is a tribute, oh, to the Greatest Song in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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