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팬심으로 작성된 리뷰01 : 토르 라그나로크
Prologue.
문화의 날이 밝았다. 국민의 활발한 문화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국가지정일이다. 뮤지컬, 연극, 영화 등 수 많은 분야에 혜택이 있다. 그러나 저녁이 있는 삶이 있는 이들을 제외하고나면 과연 몇이나 이 혜택을 누리나 싶다. 나는 다행히 시간이 많다. 다만 모아둔 돈도 서서히 바닥을 보여 긴축정책을 펼쳐야 할 때이다. 시간은 있지만 돈이 없다. 참 아이러니하다. 그런데 딱 문화의 날을 맞아 '토르 라그나로크'가 개봉을 했다. 사실 난 마블 시리즈 중에서 흥미없는 시리즈를 꼽으라면 '토르'와 '가디언즈오브갤럭시'를 꼽겠다. 딱히 그들이 나에게 무슨 잘못을 한 것은 아니지만, 물론 나도 싫어하지는 않는다, 얻어진 초능력으로 나와 동일시 할 수 있는'인간'이 아닌 태생이 '신'이거나 아예 '외계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히어로들과 달리 멀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마블매니아로서 마블 영화는 꼬박꼬박 챙겨보되, 나에게 토르 시리즈는 '울며 겨자먹기'식의 그저 '데이트용 영화'였다. 그래서 오늘 개봉한 토르도 '재미가 없어도 뭐 문화의 날에 본 영화니깐 아깝지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관람을 했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생각보다 재밌는데?
2011년 '토르 천둥의신'을 개봉을 시작으로 시작된 마블 '토르' 시리즈의 세 번째 시리즈이다. '토르 라그나로크'는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영화이다. '신들의 전쟁'의 이름을 따온 '라그나로크'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어벤져스의 각종 히어로들도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에 걸맞게 '토르' 이외에 어벤져스의 반가운 얼굴들을 볼 수 있었고, 이는 약 2시간의 런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함께 이끌어갈 수 있었다.
*마지막 한 줄 빼고 다 스포일러
'토르'는 아스가르드에서 사라진 아버지 아스가르드의 왕 '오딘'을찾기 위해 동생 '로키'와 함께 지구를 찾는다. '로키'가 아버지를 숨겨놓은 장소를 갔을 때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고 아버지를 찾기 힘들어졌다. 이 때 '닥터 스트레인지'가 등장해서 아버지를 찾는 일을 도와준다. 이 때의 장면은 '닥터 스트레인지'의 쿠키 영상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그의 뜬금없는 등장이 개연성 있게 보였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지구의 위협존재인 '로키'를 지구에 데려오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오딘이 있는 곳으로 안내한다. 그러나, 오딘은 죽음을 맞이한다. 오딘의 죽음과 동시에 봉인되어 있던 토르의 누나 '헬라'가 풀려나게 되고, 그녀는 아스가르드를 지배한다는 야망을 드러낸다. 이를 막기 위해 바이프로스트의 검을 통한 게이트를 열고, 이동 중에 헬라에게 습격당해 토르와 로키는 이름 모를 행성에 떨어진다. 불시착한 토르는 그 곳에서 아스가르드의 '발키리'를 만나게된다. 그러나 그녀는 과거의 상처로 인해 아스가르드를 등지고, 토르를 오히려 검투사로 팔아버리게 된다. 영영 나올 수 없는 처지가 된 토르는글레디에이터로서 챔피언을 이기면 탈출을 허락한다는 조건으로 군주와 계약을 한다. 그래서 출전한 결투장, 아뿔싸, 근데 그곳에서 만난 챔피언은 바로 헐크였다. 헐크 역시 울트론 사태 이후 그대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 중 사고로 이 곳으로 온 것이었다. 그러나 토르는 헐크에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무자비한 헐크의 공격 속에 토르는 패배를 눈 앞에 두었다. 그 때 머릿 속에서 아버지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토르는 '오딘포스 토르'로 각성한다. 이에 헐크와 대등한 힘을 가지게 되고 승리를 눈 앞에 두었다가 군주의 방해로 인해 승리는 물거품이 된다. 결국 탈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토르가 탈출을 꾀함과 동시에 아스가르드는 죽음의 신 '헬라'의 폭정으로 망가지고 있었다. 병사들은 죽어가고, 사람들의 불만으로 반란이 끊이지가 않았다. 토르는 아스가르드를 구하기 위해 헤임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헤임달에게 지략을 얻는다. 토르는 아스가르드를 가기 위해 발키리와 헐크를 설득하고 아스가르드로 이동을 한다. 그러나 '헬라'의 힘은 강력했다. 너무나도 강력한 그녀의 힘에 헐크도, 발키리도, 오딘포스 토르도 감당할 수 없었다. 과연 토르는 어떻게 발키리를 이길 것인가?
영화 전반부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나온다. 얼마나 반갑던지. 그가 등장할 때 영화관에서 혼자 실실 웃으면서 봤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토르가 한 곳에 있다니. 이로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오가는 마블 특유의 웃음 포인트 역시 관객들에게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토르와 헐크는 많이 '너프'되어 있다. 토르의 험난한 여정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을까. 어벤져스 1편에서 외계인을 때려잡던 그의 모습은 오간데 없다. 망치가 없던 탓이라 치기엔, 아스가르드 일반인의 손에 휘둘려서 글레디에이터로 팔아넘김이나 당하는 '천둥의 신'이라니. 묠니르없이 아무것도 못하는 그는 그저 '망치의 신'이었다. 헐크 역시 파괴력은 그대로이나 전투력은 많이 너프된 것 같았다. 마블 팬 공식 전투력 언제나 순위권에 드는 헐크가 '토르'와 대등한 싸움이라니. 비교하자면 이번 '헐크'는 토니 스타크의 '헐크버스터'랑 붙었을 때 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빌런 죽음의 신 '헬라'의 이야기일 텐데, 사실 '헬라'는 등장할 때 포스가 대단했다. 그리고 그 능력 역시 혼자서 수백의 병사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였다. 오딘과 같이 전 세계를 지배하고 다녔으며, 오딘이 자신보다 야망이 더 커서 봉인했다는 것을 보면 그녀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되레 짐작할 수 있다. 얼마나 강했냐면, 영화가 끝나기 직전까지 도대체 얘를 어떻게 처리하려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허무하게 마무리가 되는 점도 있지만.
아쉬운 점은 '라그나로크'라는 신들의 전쟁이라는 이름과 다르게 그닥 신들의 전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의 대부분이 토르의 탈출기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의 적인 헬라의 등장도 사실 그렇게 많지 않다. 오히려 영화에서 조연급이었던 '발키리'가 더 많이 등장한 것 같이 느껴진다. 이에 포장만 근사할뿐 막상 상자를 까보니, 예상과는 조금 다른 내용물이 들어있던 느낌이었다.
이번 토르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재미있다고 평가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토르와는 다르게 미국 정통의 코믹영화처럼 중간 중간 웃을 수 있는 요소가 많이 들어갔다. 아이언맨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요소 중 하나가 토니 스타크의 능글맞은 능청스러움이었다면, 이번 토르에서는 그 부분이 대폭 확대된 것 같다. 얼마나 확대하려고 감독이 노력했는지 느낄 수 있었냐면, 노잼 캐릭터로서 견고히 자리를 지키던 '브루스 배너'도 띨빵하게 나오며 개그 캐릭터로 변화한다. 이 정도면 감독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겠지.
전 우주를 세계관으로 하는 스케일이기에 스케일은 말할 것도 없고, 아스가르드를 불바다로 만들어버리는 최강의 빌런, 그리고 그 속에서도 빵빵 터지는 개그. 내가 본 토르 라그나로크는 지금까지의 시리즈 중에 가장 환상균형이었으며 제일 재미있었다. 솔직히 아이언맨 버금가는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물론, 마지막 엔딩이 다소 허무한 감은 없지않아 있어도 그 점때문에 영화 전체의 균형이 무너진다거나, 평이 안 좋을 요소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더 이상 토르는 나에게 '울며 겨자먹기'의 영화가 아니다. 아이언맨 다음으로 좋아할 마블 히어로로써 자리를 메길 것이다.
토르 라그나로크
망치의 신에서 천둥의 신으로 승진한 토르를 축하하며.
Written by JA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