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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가지의 해쉬태그로 표현한 <성균관유생들의 나날>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원작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읽고서

by 이자성

*Prologue

최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이라는 소설을 읽고있는데, 지금의 도서와 비교해보니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꽤나 재밌었던 축에 속하는 것 같다. 항상 학교로 가는 지하철시간이 지루했던 편인데 이 책과 함께라면 체감시간 50% 이상은 절감했던 것 같다. 그만큼 고개를 자주 드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겠지. 드라마를 보진 않았지만,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 책으로 접했기 때문에 인물들의 상상도는 매우 쉬웠다. 구용하는 송중기로, 문재신은 유아인으로 내 머릿속에 구현되어 그 재미를 가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김선준의 박유천과 김윤희의 박민영은 상상이 잘 되지 않더라. 여튼간 머릿 속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을 드라마에게서 도움을 받았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라는 소설은 큰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원작이다. 정조 당시의 성균관을 배경으로한 성균관 유생들을 주인공으로 벌어지는 이 내용들은, 조선 시대에서 동성 간의 연애라는 치명적이게 어울릴 수 없을 소재를 여장남자라는 설정으로 현실 설정을 가능케했다



#여성의 권위신장

조선의 시대분위기 상 여자는 과거는 커녕 글공부 쉽게 할 수 없었던 시대였다. 그러나 아버지의 교육덕분에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윤희는 남성보다 훨씬 뛰어난 글솜씨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신분과 여성이라는 현실에 그녀는 그의 실력에 비해 지나치게 자존감이 낮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진사와 생원에 동시에 급제할 뿐더러, 성균관 선진들이 내준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내기도 하고, 남자들과의 몸싸움에서도 승리하기도 한다. 남성을 상대로 짓눌려있던 여성의 권위가 신장되는 면을 지니고 있다.


#조선판 신데렐라

그리고 그런 그를 든든히 옆에서 자리를 지켜주는 선준. 사실 그 둘의 만남은 단순한 과거장에서의 스쳐지나가는 인연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선준은 맹목적으로 윤희에게 도움을 주곤 한다. 남장으로도 가릴 수 없는 그녀의 여성성이 그를 꾀게 했을지는 의문이나, 선준은 맹목적으로 윤희를 도와주며 그렇게 인연을 맺고 함께 친구로서 지낸다. 마치 유통업계 재벌 2세가 마트 계산대에 있는 아가씨에게 은근한 이끌림을 느끼듯이, 백마탄 왕자 스토리가 내재되어 있다.


#동성간의 연애

유치하고 뻔한 전개이기에 지루할 법했지만 둘의 관계를 흥미진진하게 진행시킬 수 있었던 '동성'이라는 관계가 내재되어있었다. 뻔한 드라마라면 어느 순간 갑자기 남자의 고백과 여자의 '우리는 이어질 수 없는 사이에요' 라는 거절 멘트들이 오고가며 결국에는 사귀어 버리고 이것을 숨기고 결국 집안에 들키고 남자의 어머니에게 들켜버리는 뻔한 클리셰이겠다. 그러나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철저한 남녀 간의 구분을 중시했던 조선시대에서의 '동성'이라니.


#삼각관계

더군다나 여기서 더 한 설정이 들어가니. 그것은 바로 주인공 윤희를 좋아하는 남자가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으로 설정한 점이다. 즉 한 남자를 두 남자가 동시에 좋아하게 되버리는 꼴이다. 서로 말은 하고 싶지만 말은 할 수 없는 환경을 극대화시켜주는 설정이다. 그러나 더욱 가관으로 그 세사람은 같은 한 방에서 지내게 된다. 결국 언젠가는 윤희가 여자라는 사실이 알려지게 될 것인데, 그것이 언제쯤 풀리는 것인지가 소설을 이끌어갈 관건이다.


#당파를 극복한 사랑

더불어 정조시대에는 붕당정치로 당파싸움이 심했던 현실이다. 노론과 소론 남인과 북인 등 갈등이 심했을 시기에 여기서 나오는 김선준은 노론, 문재신은 소론, 김윤희는 남인으로 셋 다 다른 파였다.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에서 피어난 동성간의 사랑이라니. 시대와 당파와 성(姓)을 뛰어넘은 사랑이라니. 현실에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와 사랑을 소설 속에 풀어내니, 소설은 그 자체로 흥미진진했다.


#당파를 극복한 우정

그러나 그들 속에서 당파를 넘어선 재신과 선준의 우정은 보람에찰 수 있었다. 당파가 중요시하던 그 때 현실이 아닌 그들간의 신뢰와 우정을 통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그들을 지켜낸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파에 섞임이 아닌 무당무파를 주장하는 구용하라는 캐릭터를 통해 당파로 나뉜 그들의 삶의 꼬리표같은 것은 어른들이 만들어낸 피바람의 증표였단 것을 이미 그들이 알아낸것임을 표현했던 것일지도.


#...^^

물론 소설을 읽으며 불편했던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윤희가 여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지속적으로 선준과 걸오는 내적 갈등을 표현하곤 한다. 김윤희가 여자라는 사실을 독자인 나는 알고 있기에 그냥 그러려니하고 읽었지만, 만약에 정말 남자라는 설정 속에 남자와의 사랑이었다면 나는 이 책을 펴지 않았을 것 같다. 이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었겠지. 조선시대에서 더군다나 성균관에서 동성 간의 계간질을 벌이는 음담패설로 전락했을법하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Love>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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