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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믿 Feb 06. 2024

당신은 평범하지 않습니다.

특이하죠.

어릴 적 소설 속 주인공


어릴 적, 내 소설 속 주인공. 그는 호소했다.


나는 평범하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작가의 파편이다. 인물의 성격, 취향, 지식, 습관, 외모. 이것들은 모두 작가의 이해 밖을 벗어나지 않는다. 작가가 알지 못하는 내용은 소설 속에 담길 수 없다. 그중에서도 주인공. 주인공은 파편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띈다. 크고 반짝인다.


     그런 의미에서 평범하다고 주장하는 주인공은 그 시절의 나를 설명해 준다. 그는 매력적으로 서술할 수 없는 나의 한계이자, 튀고 싶지 않다는 욕망의 표출이었다.


     왜 평범해지고 싶었을까. 왜 평범했을까. 자문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평범’을 모르고 있으니까. 아마 그냥 평범한 게 마냥 좋다고 생각했던 듯하다.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평범이란 무엇일까


평범이란 무엇일까. 사전에 따르면 이렇다.

요약하면 ‘보통’이다. 곧이어 묻게 된다. 보통은 또 무엇인가. 어디 모난 데가 없다고도 할 수 있을까.


중간 정도라. 중간은 어느 정도지?



가운데?



요약하자면, ‘줄을 세웠을 때 중간 부분’이 되겠다. 그렇다면 보통 사람은 ‘사람을 줄 세웠을 때 중간에 서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줄은 어떻게 세울까. 전 인류를 줄 세워야 할까.






평범이란 가능할까


이쯤 되면 고개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평범한 사람은 생각보다 희귀할지도 모르겠다. 키, 체중, 학력과 같이 측정할 수 있는 요소는 물론이고, 외모, 심성과 같이 주관적인 요소 모두에서 중간인 사람은 과연 몇이나 있을까.


소설 족 주인공의 키와 체중은 대한민국에서는 평범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네덜란드에서는 아니다. 그의 외모는 누군가에게는 평범할지라도 누군가에는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심성에서의 중간은 어디일까. 착함과 나쁨의 중간일까. 그는 어떨 때는 착하고, 어떨 때는 나쁘니 평범과 특이함을 오가는 사람이다. 즉, 그는 평범하지 않다.


나는 평범하지 않다. 부모님도, 동생도, 친구도, 동료도, 상사도 모두 평범하지 않다. 내 소설 속에서 ‘평범’은 사라졌다. 어릴 적 뭉뚱그린 기준은 어느덧 갈라져 각자의 품 속으로 돌아갔다.


지금의 나에게 묻는다.


나는 평범해지고 싶은가?

굳이?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니 그대들도 평범하기 위해 발버둥 치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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