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믿 May 27. 2024

친절할 수 있나요?

글쎄요….

친절이란


면접 중 질문이 나왔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요지는 이랬다.


“친절할 수 있나요?”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시선을 위로 둔 채 중얼거렸다.


“친절이라….”


그냥 ‘네’라고 대답하면 됐는데, 그러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싸가지가 없지는 않다. 면전에 쌍욕을 박거나, 무시하지 않는다. 상대를 높이고,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하는 태도. 그게 친절이라면 나는 친절하다.


그러나 친절할 수 있냐는 질문의 앞에 부연설명이 붙어 있었다. 사람이 항상 많은 3차 종합병원과 달리 로컬병원은 ‘친절’이 중요하다고. 여기서 말하는 친절은 앞서 설명했던 좁은 의미의 친절이 아닌 듯했다.


이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말과 태도만으로도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들어, 다음 방문을 종용해야 한다. 좀 더 깊은 친절이 내게 가능할까. 아니다. 답변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친절하려면


소설을 읽을 때, 재미는 세부묘사에서 온다. 드래곤의 목을 쓰다듬을 때 맥박을 느끼고, 상대방이 내가 누워 있는 침대에 앉을 때 기울어지는 매트리스를 느낄 수 있다. 사람과의 관계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좀 더 깊은 친절을 위해서 좀 더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짧은 만남으로도 이 사람의 색을 파악해, 그에 맞게 대응하는 것. 인간이라는 존재는 인간과 얽힐 수밖에 없다. 잘 얽히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특히 타인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


극히 이기적인 나에게 가능할 일일까 싶지만, 시도할 수밖에. 눈과 옷과 행동과 말과 어투에 집중할 수밖에.



대기실에 놓여 있는 강냉이. 이 또한 방문하는 연령대와 입맛을 고려한 친절이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커피를 좋아한 게 아니었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