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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쭝이쭝이 Jan 25. 2022

반등없는 주가, 바닥은 어디일까⑨

고점 대비 30% 하락 시나리오

2020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코스피 주봉 차트

새해 들어 미국 등의 금리인상 이슈로 국내외 증시가 모두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뉴스가 이어지며 전쟁에 대한 불안감도 증시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듯하다.

2021년 6월 25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3316.08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가 이어져왔다. 정확히 7개월 뒤인 2022년 1월 25일엔 장중 2703.99까지 떨어져, 이제 2700선 붕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최저점은 이전 최고점 대비 18.5%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사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코스피지수가 단기간에 1400대까지 급락했던 2020년 3월을 제외하면 최근 2년 간 주가가 지금처럼 하락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주식 투자자 1000만 명 중 절반 가량은 2020년 3월 이후 증시에 뛰어든 경우라 지금과 같은 하락을 경험한 사람도 절반 이하로 생각된다. 이 때문에 처음 경험하는 하락장에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거 주식시장을 돌아보면 지금과 같은 하락장세는 2~3년에 한 번은 반복돼 왔다.

코로나19 이전 가장 가까운 사례는 2018년 2월 2600 고점 이후 무려 1년 6개월이나 하락이 이어졌던 시기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됐고 이들 G2 사이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철강 등 중간재를 공급하는 한국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2017년 12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2년 간 코스피 주봉

2016~2017년 주식시장은 지금은 거래 정지돼 상장폐지가 결정된 신라젠 등 제약바이오가 시장을 주도하던 시기였다. 당시 셀트리온 3형제 등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들은 주가가 최고 10배까지 치솟으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또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도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영업이익이 급증하며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던 시기다. 하지만 2018년 2월 2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2607.10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2019년 8월 9일 1891.81로 저점에 이를 때까지 1년 6개월의 하락장이 이어진다. 이 기간 최고점 대비 최저점의 하락폭은 27.4%에 달한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최고점을 찍은 2018년 2월 2일은 금요일로 묘하게도 당시 뜨거운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던 비트코인이 폭락했던 날이다. 비트코인은 불과 한 달만에 2500만원선에서 800만원까지 '3분의 1'토막이 나버렸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에서 빠져나온 돈이 제약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증시로 유입돼 주가는 상승하는 반사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증시도 이날 이후 1년 6개월의 긴 하락을 겪어야 했는데, 사실 하락을 이끌었던 악재는 이미 다 나와있는 이슈들이었다.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뤄지고 있었고, 장단리 금리 역전도 나왔다. 무역전쟁도 취임 초기부터 시작한 문제들이었지만, 일단 하락으로 방향을 잡자 모든 악재들이 강하게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2019년 8월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중단 카드를 꺼내 들면서 증시는 나락으로 추락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국의 주력 제품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가 대상이라 엄청난 타격이 예상됐다. 그때 뉴스를 보면서 '반일 정서가 강한 현 정부의 기조상 과연 이 악재가 임기 내에 해소될 수나 있을까'라고 낙담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저점을 찍은 이후 주가는 2020년 2월까지 상승해 2200선까지 회복하기에 이른다. 재미있는 점은 그 사이에 기존 악재가 해소되거나 일본의 수출 규제가 철회된 것도 아니었다. 또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이 실적이 대폭 개선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주가는 고점과 저점의 중간 수준까지는 회복이 이뤄졌다.

악재가 증시에 충분히 반영되고 수급이 정상화되면서 주가도 최고점까지 갔던 거품은 빠지고 적정 가치에 수렴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악재가 완벽히 해소되거나 대형 호재가 터지지 않아도 적정 가치 대비 낮아진 주가로 인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여지가 생기면 기관과 외국인 수급도 돌아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셀트리온의 2017년 10월~2020년 1월 주봉 차트

다만 2017년에 증시를 주도하며 제약바이오 대장주였던 셀트리온의 경우 한때 "100만원 간다"는 말을 투자자들이 종교처럼 믿기도 했지만, 저점 이후 반등 폭이 지수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그쳤다. 증시 폭락은 주도주의 변화를 일으키고, 한번 주도주에서 탈락한 주식은 단기간에 반등하기 어려운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주가 하락세는 코스피지수의 120일선인 2600대에서 반등이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이지만, 과거 고점 대비 30% 하락까지 본다면 2300~2400선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2018년과 다른 점이라면 당시 국내외 악재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실제 주가를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들이었지만, 현재의 악재는 과도하게 상승한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명분이 되는 수준이 아닌가 싶다.

확실한 건 최고의 공포가 느껴지는 날이 대부분 저점이었고, 그날 팔면 가장 큰 손실을 입는다는 사실이다.

영원히 떨어지는 주식도 영원히 오르는 주식도 없다. 이 시간을 견디면 또 상승하는 시점이 곧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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