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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쭝이쭝이 Mar 09. 2024

신촌과 이대 상권은 왜 망했을까

홍대 도보권의 확대와 신촌·이대의 단절

1990년대와 2000년대는 신촌과 이대가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젊음의 거리였다.

한때 스타벅스를 넘어섰던 민들레영토는 새로운 카페 문화를 신촌에서 만들기도 했다.

강북에선 스터디카페가 시작되고 온갖 종류의 스터디 모임들이 신촌에 모여들기도 했다.

이대는 새로운 트렌드와 패션이 시작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2024년 현재 신촌과 이대는 과거의 영광이 사라진 공실이 넘치는 곳이 됐다.

일부에선 연세로가 대중교통 전용도로가 되면서 차량 진입이 안 된 게 원인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대 상권의 몰락은 이런 이유로는 설명이 안된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신촌과 이대가 쇠락한 이유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단절'이다.

빨간색 선으로 표시한 곳은 이른바 홍대상권으로 묶을 수 있는 광범위한 지역이다.

연희동, 연남동, 서교동, 동교동, 상수동, 망원동, 합정동 등이 홍대 상권으로 볼 수 있다.

이들 상권이 하나의 연결된 상권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걸어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지역이 작은 골목으로 연결돼 있고, 걸어서 오갈 수 있다.

홍대입구역과 합정역 사이를 대로가 가로지르고 있긴 하지만 횡단보도만 건너면 되고 지하철역이 중간에 있어서 지하로도 다 연결이 된다.

상권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퍼져나가면서 다양한 취향의 식당과 상가가 지역별로 새로운 고객을 불러 모으게 된 것이다.

반면 신촌과 이대는 보라색 선으로 표시한 지역인데 사실상 가두리 형태로 갇혀있는 지역이다.

위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지역은 홍대와 신촌 사이에 위치하고 지형상 고지대로 오르막이 심한 곳들이 많다.

이처럼 대로와 언덕 지형 등으로 홍대 상권과 분리돼 있다 보니 걸어서 홍대에서 신촌으로 넘어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국 옆에 있는 홍대 상권이 모든 취향을 다 흡수할 정도로 거대해지는 동안 신촌과 이대는 대학 상권 정도로 전락해 버렸다. 따라서 굳이 홍대 상권을 두고 외부인이 신촌이나 이대를 갈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만약 신촌과 이대가 홍대 상권과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연결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몰락하진 않았을 것이다. 또 연세대가 가장 소비와 호기심이 왕성한 1학년 신입생들을 송도캠퍼스로 모두 보낸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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