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3번 빠지고 깨달은 내 무지함(2)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 새해엔 아파트 단지 내 헬스장에서 운동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적이 있다.
헬스장 안에서 신는 운동화는 실내용으로 구분해 달라는 안내문을 보고, 인터넷에서 가장 저렴한 운동화를 샀는데 프로스펙스 2만 원대 제품이었다.
새해 굳은 결심을 하고 3번 정도 운동을 가서, 러닝머신을 뛰었는데 발가락이 심하게 아팠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가 확산되고 헬스장도 문을 닫았다. 그리고 다시 러닝머신 위에 서기까지 거의 3년이 걸렸다.
2022년 11월 말 달리기를 시작할 때 내가 신던 운동화는 외출용으로 샀던 아디다스 러닝화였다. 제품 명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웃렛에서 5만 원 정도에 산 러닝화다.
이미 1년 정도 신고 다녔는데, 헬스장에서 신으려고 깨끗하게 세탁해서 달리기용으로 변신(?)시켰다.
달리기 초반에는 한 번에 뛸 수 있는 한계가 3~5분 정도였다. 인터벌 러닝이라고 스스로 규정하며 3~5분을 뛰고 3~5분을 걷기를 반복하며 6개월 정도를 지속했다.
그런데 그 6개월간 오른쪽과 왼쪽발 모두 3~4번째 발톱이 각각 2~3번씩 멍이 들고 빠지기를 반복했다. 나는 그런 과정을 '운동을 한 결과'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주변에 달리기 좀 하는 분들은 "신발이 안 맞아서 그렇다"라고 조언을 해줬지만, 이미 1년을 신고 다닌 신발이었고 사이즈도 내 발에 맞았기 때문에 이해를 하지 못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데, 소비를 극도로 싫어하는 내 성향까지 더해져 발톱이 빠져나가고 내 발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그냥 참고 견뎠다.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달리기 전문가 분이 러닝화에 대해 리뷰하는 것을 보다가 10만 원 이하 '가성비' 러닝화란 동영상을 보게 됐다.
그 동영상에서 강력 추천한 제품이 써코니 '액손3' 라는 러닝화였다. 써코니라는 브랜드 자체를 처음 들어봤는데 가성비 최고라고 워낙 극찬을 해 속는 셈 치고 한번 사 보기로 했다.
ABC마트 앱에 처음 가입하니 1만 원 할인쿠폰, 20% 할인쿠폰 등을 준 덕에 정가 10만 9000원짜리 제품을 7만 9000원에 살 수 있었다.
써코니 액손3를 처음 신고 뛰던 날. 달리기의 신세계를 경험하고 러닝화의 중요성을 완전히 인정하게 됐다.
이전까지 신던 신발은 1년이나 신고 다녔던 터라 쿠션이 완전히 주저앉은 상태였는데, 액손3는 쿠셔닝이 좋은 러닝화라 달리는데 발 밑에서 누군가 밀어주는 느낌이 들었다.
아웃솔(바닥)도 앞으로 달려가는데 적합하게 디자인돼 있어 걸을 때는 불편하지만 달릴 때는 앞으로 밀어주는 느낌을 받았다.
액손3로 러닝화의 위력(?)을 처음 느껴보고 나니 이후로 러닝화 사는데만 100만 원은 쓴 듯하다.
나이키 베이퍼플라이 등 카본플레이트화부터 안정화 등 데일리러닝화까지 5~6켤레를 사들였다.
써코니 엔돌핀스피드4, 라이드16, 나이키 레볼루션6, 언더아머 팬텀3 등.(언더아머는 절대 사지마라)
결론적으로 달리기를 제대로 하려면 러닝화에 돈을 써야 한다.
최소한 10만원 이상 제품을 사야 하고, 이왕이면 사람들이 많이 신는 제품을 사는 것이 좋다. 또 무조건 가볍고 쿠셔닝이 좋아야한다.
개인적으로는 러닝 초보라면 써코니 액손3를 강력 추천한다.
카본플레이트화는 디자인이 압도적으로 멋지기 때문에 초보들이 많이 사는데, 실제로 신어보니 베이퍼플라이는 발목이 너무 불안하고 내구성도 떨어져 데일리 러닝화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만약 지금 달리고 있는데 발가락이 아프다면 그 러닝화는 당장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