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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쭝이쭝이 Jul 06. 2024

삼성전자 '10만' 전자될까

메모리 반도체의 주가 부양 한계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1년은 물론 3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며 지난 7월 5일 종가 기준 8만 7100원까지 치솟았다. 증권사 리포트에선 메모리 반도체 왕의 귀환을 알리며 향후 추가 상승을 예고했다.

삼성전자가 5일 발표한 올 2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74조 원으로 전년동기 60조 100억 원 대비 23.31% 증가, 영업이익은 10조 4000억 원으로 전년동기 6700억 원 대비 15배가량 급증했다.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와 함께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메모리 실적이 급격히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1년 1월, 9만 68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5만 원 초반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 주가에 대해 다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엔 10만 원 돌파도 문제없이 가능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며, 지금이라도 삼성전자를 사자는 얘기도 주변에서 들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인적 생각으론 삼성전자는 주가 꼭지가 얼마 남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2022년 9월 30일 5만 1800원으로 주가가 저점을 찍은 이후 2년가량 지속 상승해 왔다. 그 속도가 매우 더뎠 때문에 올랐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을 수 있다. 또 고점 부근인 8만~9만 원대 산 개미들은 몇 년간 계속 마이너스 상태에서 이제야 플러스 전환 또는 플러스 전환에 임박한 수준이라 또다시 상승이 끝나고 하락으로 접어든다면 분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HBM도 이제 제자리를 찾아가고 메모리도 상승 사이클이라는데 꼭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내 말이 전혀 동의가 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2018년 이재용 회장이 2030년 파운드리 세계 1위 달성을 목표로 설정한 이후 삼성전자 주가의 핵심은 변함없이 非메모리 사업이다. 특히 파운드리에서 의미 있는 수익과 성과가 나와야 한다.

현재 10조 원이란 영업이익은 엄청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이지만 2017~2018년 메모리 슈퍼사이클 시기 매분기 10조 원 이상을 벌었던 것을 감안하면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메모리는 근본적으로 사이클 산업이고 천수답(빗물로 짓는 농사)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초격차'전략을 통해 메모리도 차차세대까지 먼저 준비하며, 슈퍼사이클을 맞을 때만 해도 삼성전자가 메모리 천수답을 벗어났다고 믿었다. 그러나 천수답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은 2019~2022년 3년간의 메모리 비수기가 다시 한번 증명했다.

HBM과 같은 적층 구조 D램은 새로운 제품이지만 초격차라 부르긴 어려운 기술이다. 메모리에서 더 이상 초격차 기술로 높은 가격을 받으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내기도 어려워진 것 같다.

메모리는 사실상 부품 사업의 위치에 놓여있고, 엔비디아가 이끌고 있는 AI 반도체에 종속된 존재가 됐다. AI 반도체에 현재는 HBM이 많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향후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충분히 메모리를 적게 쓰고도 높은 효율을 낼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

삼성전자의 10년 주가를 보면 분명 우상향 흐름을 보이곤 있다. 그러나 '업 앤 다운'을 반복하는 사이클 사업 구조가 주가 흐름에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미 2년가량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상승이 있으면 그 기간에 상응하는 하락도 나타나는 게 삼성전자 주가 흐름이다.

분명 실적 자체는 메모리 회복세로 올해 3, 4분기에 더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과거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메모리 실적이 최고치에 이르기 반년 정도 전부터 꺾여왔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분명히 좋은 기업이지만 10만 원 이상 또는 20만 원 이상까지 올라가려면 메모리로는 안된다. 메모리는 캐시카우는 될 수 있어도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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