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래를 편 유리한

리한 첫날

by 황점숙

2023. 4. 15. 비

아침 7시 16분 양수가 터져 병원에 왔다는 알림이 왔다.

먼 곳에서 안절부절못한다.

전날 선혈이 보여 병원을 다녀왔다는 얘기를 들을 때도 의사말씀처럼 3일은 채울 수 있을 줄 알았다.

놀라 올라오신 사돈내외가 하룻밤을 함께해 주셨으니 정말 감사한 일이다.


코로나 시국을 겪고 보호자도 입실을 불허한다는 방침이라니 우리는 가볼 생각도 않고 있었다.

토요일 일 하는 중에도 소식이 궁금했다. 무통주사까지 맞고 대기 중이라니 첫아이 출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을 알기에 오후쯤에 나올 것으로 짐작했었다.

7세 아이의 응원 그림메시지를 보냈다. 산모가 진통 중에 웃었다니 좋다.

11시 35분 순산했다는 빠른 소식이다. 감사하다. 산모와 아이가 함께한 사진이 왔다. 대견하다. 산통을 견딘 며느리와 힘차게 우는 신고식 울음이 가슴 깊은 곳으로 요동 친다.

나의 또 다른 분신 3세가 건강하게 태어났다.

일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마술에 걸린 듯 발걸음은 둥둥 뜨고 머릿속은 텅 빈 듯 멍하다.

'조심하자'며 정신을 가다듬는다. 이 날의 기분은 이렇구나!

핸드폰을 들고 새 생명의 탄생을 여기저기에 알렸다. SNS에도 기록을 남기며 손주의 탄생을 세상에 알렸다.


예정일 보다 일찍 태어난 우리 아이는 진료 때 예상했던 것 보다 표준 몸무게로 태어났다.

그동안 엄마가 임신당뇨가 있다고 하여 음식조절을 많이 했다. 태아도 성장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해서 음식조절 산모 운동을 두 달 이상 하면서 체중조절 한 보람이다.

출산 소식을 들은 딸이 산모에게 축하 꽃다발을 보내야 하지 않냐고 귀뜸 한다. 얼른 아들에게 전화해서 직접 물었다. 꽃보다 과일바구니를 보내면 좋겠단다. 잠시 후 과일이 많이 들어왔다며 보내지 말란다. 눈치 둔한 엄마가 뒤로 밀렸다. 사진 찍어 보낸 것을 보니 풍성하다. 그동안 아들이 사회생활을 잘 했다는 증표이다 싶다.


혹시라도 아들이 부모가 필요하다고 할까 싶어 마음 속으로 대기하게 된다. 별일 없이 해가 저물어 동생들이 와 있다는 고향집으로 어머니를 뵈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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