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어린이날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아기와 함께하기 위해 올라왔다. 오늘이 세 이레 외할머니께서 이레상도 차례 주셨단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풍습 따라 케이크라도 사서 불어 줄까 했는데 든든한 사돈이시다. 사돈이 6일째 돌봐주셨다. 이제 자리바꿈을 하기로 했다.
아기가 수유를 하는데 찡찡댄다. 수유 시작 10분이 지났는데 줄지 않아서 꺼내 꼭지를 주물렀더니 그제야 분유가 내려간다. 빨아도 나오지 않는 분유 때문에 낑낑댈 줄 아는 본능이면 잘 성장하리라 미덥다.
낑낑대는 소리에 밤낮이 바뀌어 부모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저녁잠을 설치는 아이부모를 위해 저녁시간 아이 돌봄을 계획하고 침대에 누웠다. 생각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아이 울음소리가 쩌렁쩌렁하여 잠시 나왔다. 잠깐 안아주고 눕히고 다시 들어가 잤다.
새벽 1시 반 아이소리에 일어나니 아들이 왔다. 맡기고 들어갔다. 바로 잘 것 같지 않아 새벽 4시부터 아기를 돌볼 예정이다.
4시 알람이 울린다. 아이는 자고 있다. 안방에서 자는 아이를 데리고 나오고 나서 자겠단다.
아기가 울면 내가 데리고 나온다며 자라고 했다. 아들도 잠깐 눕는다더니 자는 소리가 들린다.
5시 아기가 깼다. 분유를 먹이고 쿠션에 눕혔다. 포근한지 깊이 잔다. 중간에 칭얼대면 왼손을 가슴에 올려주니까 바로 잔다. 7시 기저귀 갈고 수유하니 아기도 자고 나도 더 잤다. 자다 깨다를 반복했지만 잠은 보충되었다.
9시 아이가 깰 것 같아 기다리는데 무소식이다. 음식물쓰레기와 분리수거할 것을 들고나갔다. 비가 여전히 쏟아지고 있다. 연 이틀째 비가 내린다. 5월에 연휴가 두 번인데 휴가객들의 발걸음을 묶어버렸다.
아들은 수도꼭지를 설치하느라 애쓴 한 나절이었다. 며느리는 cctv를 설치한다. 수도꼭지에서 물방울이 똑똑 떨어져서 고심을 하니까 지켜만 보던 며느리가 자리를 바꿔 보완을 한다. 자상한 성품이구나 싶다.
점심은 국수를 끓여 먹고 저녁은 김밥을 말아서 미역국과 함께 셋이 먹었다.
늦은 저녁 비가 그쳐서 1주일에 한 번 주말에만 할 수 있는 재활용 쓰레기를 배출했다.
베란다가 좀 환해졌다. 아기 선물이 많아 상자가 쌓여 있었는데 많이 배출되어 다행이다.
10시 저녁잠을 준비한다. 밤 수유를 위해 아기는 엄마에게 맡기고 자려는데 생각이 나래를 펴며 잠을 쫓는다. 아기 울음소리에 일어나 보니 12시다. 산모를 위해 아이를 받아 안았더니 새근새근 잔다. 눕히면 깨기를 반복하며 1시가 되었다. 늦게까지 일을 하는 아들이 홈 cctv를 보며 전화를 해줘서 웃으며 아이를 어르다 보니 시간은 금방 흘러간다.
1시 다시 수유를 하고 재울 때쯤 퇴근한 아들에게 넘기고 4시 기상을 약속하고 들어갔다. 4시 알람을 듣고 일어나 아들을 자라하고 수유를 하였다. 아기가 먹고 잔다.
아기쿠션에 눕히고 옆에 누웠다. 몇 번 손을 올려 다독인 것 같은데 아침 6시 50분 아이가 낑낑댄다. 기저귀를 갈고 수유를 했다. 아이는 또 깊이 잔다. 나도 옆에서 누웠는데 밖이 밝아서인지 잠이 오지 않는다.
어제 남긴 재료로 김밥 두 줄을 말고 남은 밥과 당근으로 아침을 먹고 사과 조각을 꺼내 깎아 먹으며 미니를 켜고 여성시대를 들으며 인터넷 뉴스를 둘러봤다.
아기가 9시 반이 되어 꼼지락댄다. 예정일이 내일이었는데 벌써 23일째 자랐다. 푸른 선이 선명하게 쉬를 한 기저귀를 갈아주니 배가 고프다고 소리가 커진다. 서둘러 분유를 타서 먹이자니 아이엄마가 기상을 한다.
수유를 하고 아기침대에 눕혔다. 몇 시간 쿠션에서 잤으니 허리 쭉 펴게 자리를 옮겨줬다.
비교적 순조로운 야간 돌봄 시간이었다. 내가 빠지면 둘이서 잠이 더 설쳐질 것 같아 안쓰럽긴 하다.
한 주 전에 사다 놓은 참외가 베란다에 있어서 정리해서 냉장고에 넣었다. 하나 깎아보니 조금 말랐다. 몇 개 들고 가서 먹어야 할 것 같다. 냉장고가 꽉 차서 뭐가 들었는지도 모를 것 같아 덜어 줘야 할 것 같다.
신생아 돌봄 3일 차. 오늘은 아들 내외에게 외출을 하라고 했다. 내일이 결혼 1주년인데 내가 아침 귀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