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자리

by 구기리

사랑은 결국 구멍이다.

가슴 어딘가 뚫려버린 바람이 지나는 자리.

그 구멍으로 들어오는 것을 우리는 외로움이라 부르고

그 구멍을 메우려는 것을 우리는 사랑이라 부른다.

겨울 창문처럼, 닫혀 있어도 스며드는 냉기.

그것이 그대를 떠올리게 한다.

한 번 불을 피운 화롯가는 재가 된 뒤에도 온기를 기억한다.

그러니 나는 오늘도 외롭다.

그러니 나는 오늘도 그대를 사랑했다.

그랬기에, 그대였다.

작가의 이전글이상형의 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