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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From Korea Dec 14. 2020

인도, 상반된 시각 & 평가

인도 책쓰기 - 샘플원고 (2/6)

 

                     인도상반된 시각 & 평가

 


인도와 비즈니스를 해본 사람들은, 보통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깔끔하지 못한 비즈니스 관행ㆍ상술ㆍ제도에 혀를 내두르고 심지어 증오심을 내비치기도 한다. 기존의 인도 경험으로 생긴 부정적 인식이, 다른 실제 상황을 왜곡하는 일도 꽤 있다. 인도를 잘 모르는 일반인은, 독특한 여행 이미지를 제외하고는 인도 현실의 명암(明暗)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인도에 진출했던 기업들 가운데, 보다 세밀한 사전조사와 충분한 이해 없이 커다란 ‘생산기지’와 ‘시장’에 몰입된 채 도전적으로 뛰어들어와 손실만 본 케이스도 상당수다. 해당 분야의 '미래 기회'와 '현재 손실'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계륵*의 형국도 다양하다.

 

  * 계륵(鷄肋) - 닭의 갈비뼈 / 먹기에도 버리기에도 애매한 부위

                     삼국지(三國志), 조조ㆍ유비의 ‘한중(漢中) 지역 쟁탈전’에서 유래

 



일부 여행객들에게는, '비틀즈'나 '스티브 잡스'가 언급한 것처럼 인도가 또 다른 영감(Inspiration)을 주는 곳일 수 있다. 그러나 대개의 기업 주재원들에게는, 주재ㆍ파견 기피 국가 가운데 손꼽히는 곳이다. 상대적으로 쾌적한 환경이 아니다. 계획ㆍ약속대로 이행되지 않는 비즈니스 상황도 부지기수다. 그로 인해 ‘인도 거래처’와 ‘국내 본사’ 사이에서 갖는 어려움*도 크다.

 

  * 가령 업무 진척이 느려 국내 거래처가 본사를 재촉하면, 본사는 인도 지사를 푸쉬할 수 밖에 없음

    현지 주재원은 인도 거래처에 거듭 연락ㆍ부탁하게 되는데, 그런 조급ㆍ초조함이 역이용되기도 함

    스마트한 인도 비즈니스맨들은 미안하다 여기지 않고, 보통은 당하는 쪽이 부족한거라 인식함

 

자국을 떠나 인도에서 일하는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각국 주재원들과 대화해보면, 생각이 일견 비슷하다.

 

  "인도의 성장 잠재력은 크다. 그러나 20여 년 전부터 논의만 되어오던 가능성이다. 

  물론 인도가 변하고는 있다. 그래도 나의 주재 기간(3~5년) 동안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중국처럼 성장하기에는 당연히 아직 갈 길이 멀다. 분명 인도에서 비즈니스 기회는 있고 

  향후 더욱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기는 애로도 상당할 것이다.

  업무와 생활을 고려할 때, 개인적으로 가족과 오랫동안 주재하고 싶지는 않다."

 

상기와 같은 반응에 크게 공감한다. 인도 사무소장* 부임 후에 비즈니스 거래, 사무실ㆍ주택 계약, 차량 구매, 법인화 작업 등의 경험을 수년간 해왔기 때문이다. 

 

  * 해외 법인 - 국내 본사와 독립된 법인체 / 직접 영업활동ㆍ계약체결ㆍ매출발생 등 가능 / 현지 납세 의무

  * 해외 연락사무소 - 업무연락ㆍ정보수집ㆍ홍보 등 비영업활동만 가능 / 사업자 등록증 및 납세 의무 없음

  * 해외 지사 - '법인'과 '연락사무소' 통칭 / 회사별로 개념 다르거나 세분화 가능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나 기업 차원에서 인도에 대한 관심은 섣불리 접을 수 없다. 어찌 되었든 인도는 비즈니스 기회가 있는 곳이고, 막대한 잠재력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느끼는 부정적 감정과 국가나 기업 차원에서 기회가 될 수 있는 실제적 상황은 다르다.

 

인도에 대한 호불호는 각각의 판단 문제이다. 그러나 지나친 왜곡도, 막연한 환상도 모두 피해야 할 부분이다. 가능성이 있음에도 충분치 못한 정보와 지식으로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다른 시각에서도 알아보며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인도 출장을 다녀왔거나 1~2년 지내본 분들은 각자 저마다 인도를 평가한다. 그런데 정작 인도에서 오랜 시간 살았거나 비즈니스를 영유해 온 분들은 갈수록 알기 어려운 것이 인도라는 말을 하며 평가내리기를 조심스러워한다. 그럼에도 공통적인 이야기는, 인도는 변해왔고 최근 모디 총리의 등장 이후에는 변화가 조금 더 빨라졌다는 것이다.


< 출처: 뉴스1코리아 2015.12.12 >


외국 기업들도 인도 러시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의 투자와 진출은 이미 앞서있으며 가속화되고 있다. 소극적인 듯 조심스러운 이미지의 일본이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 모디ㆍ아베 두 정상은 '트위터 친구'로 불리며, 일본은 고속철ㆍ방산ㆍ원전 등의 인도 수출 추진

    인도는 첫 고속철로 일본 신칸센 도입하며, 전체 $150억 건설비용 가운데 일본은 $120억(약 80%) 지원

 



'미생(未生)'이라는 책과 드라마로 알려진 무역상사(貿易商社, Trading Company). 인도 지사장으로서 주요 업무는, 기존 비즈니스 유지ㆍ발전 및 신규 비즈니스 개발이다. 이를 위해 현지 시장환경 파악 및 거래처 조사ㆍ연락ㆍ미팅 등을 하고 ‘해외 현지’와 ‘본사’간의 유기적 업무 연계가 가능하도록 인도 지사 조직을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인도 업체들, 각 국의 주재원ㆍ외교관들, 현지 사업체를 직접 운영하는 경영자들을 만났다. 수많은 책ㆍ자료들도 접했다. 주된 이유는, 당연히 인도 비즈니스를 잘하기 위해서였다. 이해ㆍ정리한 부분들을 기반으로 인도 비즈니스를 바라보았다. 실제로 업무ㆍ생활 속 여러 만남에 적용하며 연구하고 반성하였다. 일종의 인도 탐구 생활이었다. 그런 직간접 경험들이 쌓이면서 나름 인도에 대한 이해가 예전보다 넓어졌다. 그리고 인도의 POST CHINA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인도가 뜬다, 안 뜬다’ 또는 ‘인도가 POST CHINA로서 중국 같은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느냐’를 언급하는 것이 아니다. 너무나 커져 버린 중국과의 비교 논의를 떠나서, 인도는 한국에게 여러모로 기회를 줄 수 있는 곳이다. 선입견과 왜곡을 벗어나 막연한 가능성도 환상도 아닌 실제 인도의 특성과 상황을 알아야 한다. 시각을 달리 한 접근 방향과 현지에 적합한 노력 여하에 따라, 인도는 한국에게 POST CHINA로서의 ‘생산 기지’와 ‘시장’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 기업ㆍ상인들과 비(非)인도인이 무역을 하는 것. 참 쉽지 않다. 아울러 인도의 부패ㆍ행정지연ㆍ불합리 및 느리고 악덕한 상관행들을 겪다 보면 부정적인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그런데 관점을 바꿔서 인도를 상대로 비즈니스 한다기 보다는, 인도에서 그 기업이나 상인들을 경쟁 대상으로 비즈니스 한다고 여기며 접근하면 어떨까.

 

일단 다원화된 인도는, 중국처럼 관(官)ㆍ민(民)ㆍ군(軍)이 함께 외국 기업을 유치했다가 다시 합심하여 몰아내는 분위기가 아니다. 정부 부패나 비효율성, 상관행 등의 요소들도 인도 내에서 경쟁사와 어느 정도 유사하게 겪으니 그로 인한 ‘상대적 불리’는 덜하다. 이미 해당 비즈니스 영역의 경험이 있고, 조직 운영 및 기술의 효율성은 우리가 보다 나으니 그들과 해볼 만하지 않겠는가.

 

대정부(對政府) 로비 능력을 언급한다면, 이미 진출하여 자리를 잡은 삼성ㆍLGㆍ현대차의 성공 케이스도 있다. 상대적으로 로비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경쟁 상대로 할 수도 있다. 로비도 한국인이 반드시 직접 하지만은 않는다. 한국인이 고용한 인도의 현채인ㆍ로비스트ㆍ에이전트도 활용하기 나름이다. 그럼 효율성이 앞선 우리도 인도 내에서 경쟁할 만하지 않을까.

 

지난 10여 년간 우리는 중국 특수를 누리며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해왔다. 이제는 의존도가 심해서 오히려 걱정하는 상황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POST CHINA는 ‘있느냐?’ 혹은 ‘없느냐?’의 이슈가 아니다. ‘발굴해야만 하고, 얼마나 크게 발전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중국은 중국대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그리고 중국의 대안과 보완으로, 인도는 우리 하기에 따라 POST CHINA가 될 수 있다.

 



From  JF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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