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밸런타인
어때, 이쁘지?
일요일 아침 일찍부터 부엌에서 뭔가 사부작대던 아내가
뿌듯한 표정으로 내놓은 건 떡국이다.
그냥 떡국이 아니라 꽃떡국이야.
정말 흰떡이 아니고
울긋불긋한 작은 꽃잎 모양의 떡들이 들어 있다.
설 차례상에 올리기 전에 시식하는 거라며
등산 간다고 바삐 서두르는 아들까지
붙잡아 두고 맛보라 한다.
맛있네 쫄깃하고.
근데 뭔가 설날 먹는 떡국 식감은 아니야.
무조건 맛있다 칭찬하는 나와 달리,
음식 맛 평가에 있어선 엄마라도 냉철한 녀석.
자기가 안성재인 줄 아나...
나 선물 받았당
자기 방에 들어가 빨간 상자 하나를 들고 와선
목소리가 낭낭해진다.
어제 밸런타인데이라고 기대하며 나가더니
여친에게 뭔가 받아 온 모양인데,
다양한 종류의 티들이 근사하게 포장되어 있다.
역시 미술 하는 애들은 감각이 다르네.
우리 땐 그냥 초콜릿이었는데...
이거 우리 맘대로 먹어봐도 돼?
그럼.
호기심 많은 아내의 질문에
자기 이름처럼 마음이 넉넉한 아들이 답한다.
(나라면 절대 혼자만 아껴 먹을 텐데)
아침부터 꽃떡국에
밸런타인 선물까지
모레가 설이라고 하지만
꽃 피는 청춘의 봄은 벌써 시작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