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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걸 찾는게 먼저다

그래야 후회가 남지 않아

by 본드형
우리 덕선이는 꿈이 뭐대?

없어...
나 꿈이 없어 아빠. 한심하지?

괜찮애 너만 그런 거 아니께.
아빠도 처음부터 은행원이 꿈이었는 줄 아냐?
아니여!
그냥 먹고살려고 바둥바둥 대다가 보니께
여기까지 온 것이제...

<응답하라 1988>에서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 시절 남들이 좋은 대학 가야 한다고 해

무조건 열심히 공부만 했고

이후 가장으로 주어진 일들, 직장인으로 해야 할 일들을 어찌어찌 해내다 보니 오십이 넘었다.




15년 전 이력서를 업데이트했다.


남은 직장생활,

다시 한번 해볼 걸~ 하는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

고민 끝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주요 경력'을 쓰다 보니

3곳의 직장에서 참 많은 프로젝트들을 해냈다.

혼자 한 건 아니지만 대부분 맨땅에 헤딩하는 일들이었고

성공한 것도 실패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와 무관하게 경험, 지식, 인맥이란 귀한 자산으로 남았다.


그런데 '향후 계획'에서 멈췄다.

3년 안에 퇴사를 목표로 마지막 터닝포인트를 준비한다면서 막상 가고 싶은 데, 하고 싶은 일이 떠오르지 않았다.


젠장... 어쩜 당연한 거다.


일에는 3가지가 있다.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

해야 하는 일.


고3 때는 덕선이처럼

하고 싶은 게 뭔지 몰라, 해야 하는 입시에만 매달렸다.


그 결과가 좋아

공부만 잘하는 범생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 뒤론

잘한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대기업에 취직해

해야 하는 일만 하면서 살아왔다.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 믿었다.


깜박 속았다.

내가 아닌, 남이 하고 싶은 일들이었다.


순서가 틀렸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들을 찾는 게 먼저다.

그중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고르고

거기서 해야 할 걸 차례로 도전하는 게 바른 순서일 게다.


반성은 하되, 후회 없는 삶을

다시 꿈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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