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마지막 사람
제목에 끌려 기사를 봤다.
세계 최고령자 124세 필리핀 할머니가 별세했다는 뉴스다.
기사 내용에 현존 최고령자 118세 일본 할머니의
장수 비결이 간단히 실려 있다.
좋아하는 것 먹고 (꼭 건강한 음식이 아니라도)
공부하고
움직이라는 것이다.
쉬운 것 같지만
나이가 들수록 꾸준히 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내 할머니도
내 어머니도 그랬듯이
여자가 남자보다 확실히 더 오래 사는 것 같다.
찾아보니
호르몬이나 사회성과 같은 몇 가지 이유가 나오는데
요즘 드는 생각은 '뻘짓'을 덜하기 때문인 것 같다.
뻘짓 :
아무런 효과가 없이 헛되게 하는 짓
유사어로 '삽질'이 있음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나를 포함해 오십 대 이상 사내들은 집에선 애다.
오랜 직장생활로 얻은
정치적 사고와 사회적 가면을
가정이나 사생활에서 쉽게 바꾸거나 벗지 못한다.
살림을 해보지 않았으니
의식주 관련 '생활' 머리와 몸은 작동이 잘 안 되는 반면,
여전히 집에서도 상사이고 선배인 양
자존심을 세워 쓸데없이 고집부리다 깨갱하곤 한다.
그러다 더 나가
뭔가 보여주겠어 하고 무작정 일은 벌이지만
성과는 안 나고 뒷감당도 못하는 '뻘짓'을 가끔씩 한다.
하지만 여자들은 다르다.
혼자서도 맛있는 거 잘 챙겨 먹고
필요하면 기꺼이 배우고
친구들과 어울려 돌아다니며 실속 있게 잘 산다.
그게 오래 사는 이유다.
내 아내도 분명 나보다 오래 살 거다.
아니, 그래야 한다.
탄수화물 줄이자 했더니
맨날 빵 사 온다고...
한번 해 준 얘기 흘려듣고
매번 다시 물어본다고...
밥 먹고 움직이라 했더니
바로 소파에 누워 버린다고...
혼나도 좋다.
지금처럼 '뻘짓' 못하게 날 감시하면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야 한다.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