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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Jan 09. 2022

플랫폼은 낚시터다

나는 낚시꾼일까 물고기일까

물 반, 고기 반인 곳에
낚시꾼이 몰릴까?

 

아니다.


어부라면 몰라도

뜰채로 줍줍 할 정도로 물고기가 너무 많다면

오히려 낚시가 재미없을 것이다.


낚시꾼이라면

귀하고 다양한 어종을 낚는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기 마련이다.


문제는 그런 낚시터는

너무 멀거나 사유지로, 접근성이 떨어져

시간과 돈이 많은 사람만 경험할 수 있다는 거다.




유튜브나 넷플릭스는
일종의 낚시터다.


낚시꾼처럼

나는 매일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를 통해

유튜브넷플릭스를 검색한다.


"뭐 좀 새롭고 재밌는 게 없나..."


하지만 늘 엄청나게 많은 컨텐츠들에 압도당해

그 플랫폼에서 추천하는 흔한 '물고기'들을

그냥 줍줍 하고 만다. 


알고리즘이란 기술

내 취향을 귀신 같이 알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썸네일'로 계속 꼬시기 때문이다.

썸네일(thumbnail):
영어로 '엄지손톱'을 말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작은 크기의 견본 이미지를 의미한다.
일종의 작은 '광고판'으로
클릭하면 링크가 걸린 해당 컨텐츠로 이동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너와 취향이 같은 사람이 다 본 컨텐츠야. 너도 볼래?"


혹 하는 제목과 이미지에

십 만 이상 조회수라는 썸네일을 보고

마치 최면에 걸린 듯 계속 클릭하고 있는 내 모습에

스스로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한다.


낚시꾼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물고기였어...




유튜브나 넷플릭스와 같은

컨텐츠로 돈을 버는 플랫폼 입장에서 보면

소비자는 물고기다.


중요한 건 그들을 낚시꾼이라 착각하게 만드는 거다.


무한대에 가까운 동영상, 영화, 드라마 등을 풀어놓고

사람을 질리게 만든 후


검색이나 추천 같은 기능을 통해

원하는 컨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는 척하고,


프리미엄 회원제,

오리지널 컨텐츠 등으로 뭔가 다른 낚시터라 하지만...


사실은 썸네일이란 미끼를 던져

나의 시간과 돈을 바늘에 꿰어 옴짝 달짝 못하게 한다.


바늘 없는 낚싯대로

때를 기다리며 세월을 낚았다는 강태공이라면

진짜 낚시꾼으로 남았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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