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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진짜 어려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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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형
May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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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됐어...
충청도 태생인
내가 자주 쓰는 말이다.
누군가 지나친 호의를 베푼다 생각될 때
그리고 그게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 주로 쓴다.
내 딴에는 배려한다고 생각해 무심코 던지기도 하는데
상대가 본래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이는 당황스러운 경험을 가끔씩 하기도 한다.
아내와 함께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목표는 둘 다 5킬로씩 감량.
방법은 최대한 탄수화물을 적게 먹는 것.
집에서 먹는 아침과 저녁은 다양한 야채 위주로, 정 배고프면 계란이나 고기를 추가해 만든 샐러드로 먹고
대신 회사에서 점심과 주말은 좋아하는 밥, 빵, 면 종류를 맘껏 먹을 수 있는 걸로 작전을 짰다.
며칠 전 아침 식사시간.
사발 한가득 담긴 샐러드에 계란
프라이를 먹다
농담 반 진담 반 새어 나온 말.
"이렇게 풀만 먹다간 소
될 거 같아."
"베이컨 있는데 좀 구워줄까?"
아내의 질문에 별생각 없이 대답했다.
"괜찮아, 됐어..."
그녀가 발끈했다.
"됐어가 뭐야? 먹겠다는 거야, 아님 안 먹겠다는 거야?"
예상치 못한 그녀의 반응에 속으로 난 당황했다.
(굳이 또 요리할 필요까진 없다고 배려한 건데, 대체 왜?)
하지만 아내의 다음 말을 듣고 오해가 풀렸다.
"공을 나한테 돌리는 거잖아.
해주면 먹겠지만 살 못 빼면 내 책임.
안 해주면 참겠지만 배고픈 소 되는 것도 내 책임."
(어? 그러네...)
'배려(
配
慮)'란
한자로 풀면 짝(
配
)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생각(
慮
)한다는 의미라 한다.
반평생을 같이 산 아내의 마음도 제대로 몰랐구나 생각하니
남을 위한답시고 해 온 내 배려의 말들이 정말
상대를 위한 것이었는지를 다시 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어렵겠지만
배려의 말 습관을 이렇게 바꾸어볼까
한다
.
난 진짜 괜찮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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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충청도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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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작가 연습생입니다. * 문화잡지 <쿨투라> 병오년 1월호에 제 글 '나의 로시난테에게'가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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