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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Aug 26. 2022

우영우와 박민석

마케터와 부모로서 시청 후기

수요일, 목요일

그냥 허전하게 지나간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안 하기 때문이다.


지난주 종방한 이 '국민'드라마는

<응답하라...>나 <슬기로운...>의 캐릭터처럼

착해도 얼마든지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


시청자가 아닌

전직 마케터의 관점에서 대박 요인을 따져봤다.




일단,

제품 자체가 좋다.


음식으로 치면 '박은빈'이란 좋은 재료를 잘 썼다.

한 회마다 딱 떨어지는 소송 케이스들 역시

참신하고 스토리텔링도 탄탄하다.

간이 딱 적당하다고 할까...

아무튼 건강과 맛,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ENA'란 듣보잡 채널로 유통하면서

'입소문'을 통한 프로모션도 차별적이다.

물론, 고래가 등장하는 CG 장면에 제작비가 많이 들어

어쩔 수 없는 마케팅 전략이었다고 해도 할 말은 없지만

제품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밀어붙이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가장 칭찬하고 싶은 건

매회 나오는 우영우의 대사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역삼역...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같다는 예시들로

자기 이름을 쉽고 정확하게 기억하게 만드는 소개 방법은

우영우가 그냥 천재가 아닌 탁월한 마케터임을 증명한다.


오죽했으면

다른 예시는 없나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중독성도 있다.

 

다시다

오레오

케바케...

(나만 그런가??)


이런 마케팅 덕분에 우영우는

하나의 '브랜드'가 됐고

엄청난 충성도를 지닌 팬들을 확보했다.


 팬들은

장명석 변호사의 수술 장면에서 이슈가 된

암환자 막말 논란에서

'드라마는 드라마다'를 외치는 엄청난 우군이 되어

높은 시청률로 훈훈하게 마무리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시리즈 2가 나온다 하니

팬의 한 사람으로 기대가 된다.




우영우와 함께

열심히 본방 사수한 또 다른 드라마는 <신병>이다.


군대 아들을 둔 부모 입장에서,

사단장 아들인 '군수저' 신병으로 나오는 박민석은



악마 같은 선임의 구타 씬이 나올 때마다

내 자식이 당한 것처럼 걱정하고 분개하는 엄마와

삼십 년 전 내 군대생활과 비교하며

저 정도면 껌이네~ 하며 끽끽 웃는 아빠를

TV 앞에 몇 시간씩 꼼짝없이 잡아두었다.


그런 아들바라기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음 달 병장 진급을 앞둔 아들로부터 톡이 왔다.


분대장 된 기념으로 한 턱 쏘기로 했는데
금일봉이 필요해...


아내와 나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얼마면 돼
(얼마면 되겠냐고)


<가을동화>에서 원빈이 송혜교에 하는 대사처럼

부모로서 걱정 반 애정 반 던지는 질문이란 걸

우리 집 '박민석'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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