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2개의 반려식물이 있다.
하나는 '소뿔' 스투키다.
작년 말 직장 후배가 퇴사하면서 선물로 준 건데
사무실 책상 위에 두고
매달 주사기로 세 번 물 주면 관리 끝이다.
공기정화 기능이 있다니 고맙고
세 개 듬직한 뿔 모양 스투키 사이로
조그만 새끼들이 삐질삐질 나오는 게 귀엽기도 하다.
최근에는 황금빛 도는 이파리까지 발견돼
'돈나무'라는 별명도 지어 주었다.
또 하나는 '만세' 선인장이다.
재작년 이사 오면서 베란다에 둔 쌍둥이가
직접 물 한번 주지 않았는데도
신통하게 쑥쑥 자라 3.1절 만세를 외치는 군중이 되었다.
어찌 보면 신혼부부가 자식들을 낳고
그 자식들이 다시 손주들을 낳아 대가족을 이룬
한 집안의 역사를 보는 듯 파란만장하다.
그래서 '가족나무'라 부른다.
자산도 부동산과 동산으로 구분하듯
살아있는 생물도
계속 움직이는 동물과
한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식물로 나뉜다.
식물로 태어나 넓은 세상 다 못 보고 살다
시들시들 사라지는 자기 팔자가 억울하진 않을까?
화려한 꽃이라도 한때 피워주면
눈길도 가고 손길도 줬을 텐데...
나의 '돈나무'와 '가족나무'는
회사에서 집에서
내게 떼 한번 부리지 않고
잘살아 준다.
잘난 척
아는 척
뽐내는 법 없이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