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시야?
이제 더 이상 회사에 목숨 거는 내가 아니지만
출근해 서서히 예열을 마치고 막 일에 집중하려다 보면
어느새 '또' 찾아오는 점심시간이 귀찮을 때가 있다.
"오늘은 또 뭘 먹어야지?"
뻔한 메뉴의 회사 주변 식당들을 골라야 하는 것도
"누구를 또 꼬셔서 가지?"
매번 함께 먹으러 갈 사람을 물색해 확인하는 것도
지겨울 때가 많다.
코로나가 한창인 시기에는
다 같이 배달음식을 주문해 먹으니 편했는데...
몇 주 전부터 점약(점심 약속) 스케줄을 꽉 차게 잡거나
편의점 도시락으로 빨리 때우고 자유시간을 누리려는
MZ세대 후배들을 다 제외하고 나면
팀장을 빼고 몇몇 선임들만 남는데
나를 포함해 대부분 특별한 약속이 없을 땐
건너뛰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말 그대로 그냥 때우는 것보다
다이어트에라도 더 도움이 되니 말이다
오늘도 그냥 건너뛸까 하다
얼마 전 읽은 <불편한 편의점>이 생각나
근처 CU에 가서 샌드위치와 바나나우유를 샀다.
회의실에 들어와 혼자서 한 끼 때우다 보니 문득,
점심시간이 참 불편하단 생각이 든다.
1. 살기 위해서 먹는다
2. 먹기 위해서 돈 번다
3. 벌기 위해서 일한다
언뜻,
일한다 -> 돈 번다 -> 먹는다 -> 산다...
이런 식이라면 결국 일하는 목적은
돈을 벌어 그걸로 먹고살기 위해서 일 텐데
이렇게 때우는 게 맞나...
아니다.
틀렸다.
먹고사는 문제는 지엄한 것이다.
돈과 밥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거나 주접을 떨지 마라
김훈 작가님 말씀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