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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Aug 30. 2022

사람이 필요 없는 세상

나의 쓸모는 뭘까

어제,


을지로 3가 환승역을 지나다

'메트로 팜(Metro Farm)'이란 간판이 눈에 띄었다.

지하철 또는 대도시 농장이란 의미인데 뭘까...


안을 들여다보니 직원은 안 보이는데

각종 채소들이 밭이 아닌 실내에서 쑥쑥 자라고 있고,

그 앞에 자판기로는 이렇게 키워진 재료들로 만든

다이어트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었다.


호기심에 닭가슴살과 단호박 샐러드 2개를 구매해

집으로 와 아내와 시식을 하는데,

그녀는 "개당 200 kcal도 안되네"하며 좋아라 했고

나는 "우주선에서 야채 먹는 거 같다"며 신기해했다.




오늘,


아침에 출근했더니

옆자리 S과장이 코로나 확진을 받았단다.


드디어 올 것이 온 건가...


반대쪽 옆자리에 앉은 D과장과 함께

사무실 앞 약국으로 가 자가진단 키트를 사 왔다.


그는 한 번 경험이 있다며 마치 의사처럼

익숙하게 포장을 벗기고, 코를 후비고,

시약에 담그고, 테스트기에 몇 방울 떨어뜨리더니

10여분 쯤 있다 곧바로 음성을 확인했다.


처음 해보는 나도

쉽게 따라 해 다행히 음성이 나왔고

우린 30분 정도 걸려서 모든 검사과정을 뚝딱 마치고

정상 업무로 복귀했다.


예전 같으면 병원으로 가

한참을 기다려 의사를 만나 진료를 받아야 했을 텐데...

참 편한 세상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제의 농부처럼

오늘의 의사처럼

점점 사람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되어간다.

 

회사 일도 이미 대부분 컴퓨터가 처리하고

스캔들 걱정 없는 가상인간 광고모델도 나오고

AI가 더 발달하면 글쓰기 같은 창작도 가능하다는데...

 

시간과 돈을 아끼려고

모든 게 기계와 기술로 대체된다

나의 쓸모는 도대체 뭘까?


내일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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