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변이 일어났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어제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이기더니
오늘 일본이 독일에 역전승했다는 뉴스다.
2002년 광화문 거리응원 현장에서의
짜릿했던 흥분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지만
이젠 새벽 경기를 챙겨 볼 만큼 체력과 열정은 없는데
조금씩 흥미로워지는 느낌이다.
대이변(大異變) :
전혀 예상하지 못한 큰 사태나 괴이한 변고
사람들은 스포츠에서 대이변을 꿈꾼다.
약팀이 강팀을 이겼을 때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렸다며,
다 진 게임을 역전시켰을 때
한 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라며 열광한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알람 소리에 깨어
씻고, 입고, 먹고, 집을 나와 전철 타고
회사에 출근해 하루 종일 일하다
퇴근 시간이 되어
전철 타고 집에 와서 씻고, 벗고, 먹는...
늘 똑같이 반복되는 삶이 지겨움에서
대이변을 꿈꾼다.
하지만,
살아보면 알지 않는가.
그런 큰 이변은 거의 일어나기 힘들다는 걸
작은 이변들이 꾸준히 이어져야 가능하다는 걸
결국 내가 노력해 변해야 한다는 걸
모든 대이변에는 원인이 있다.
그리고
이 불공정한 세상 속에서
그나마 공정한 룰이 남아있는 스포츠에서는
결국 운보다는 실력이리라.
오늘 밤 한국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젊었을 때처럼 거리 응원은 무리겠고
퇴근해 10시만 되면 잠자리에 들던 일상에
작은 변화를 주어야겠다.
대~~ 한. 민. 국. (짜자작 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