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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May 05. 2023

無題

'요즘 미술' 이해하기

ㅡ개념 미술(Conceptual Art)
아이디어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이러한 생각은
그동안 예술을 평가했던 잣대였던
'미의 표현'이나
'작가의 숙련도' 같은 요소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 정서연 <요즘 미술은 진짜 모르겠더라> 中 -


미대생 아들과 좀 더 친해볼까 하는 생각에

얼마 전부터 읽기 시작한 책이 재밌다.


제목부터가 끌리는 현대 미술에 관한 책인데

작가가 정리한 12가지 키워드 중 하나인

'개념 미술'이 가장 마음에 든다.


형태를 이쁘게 그리거나 근사하게 만들지 않아도

작품이 의도하는 바를 중요시하는 예술이란 건데


마르셀 뒤샹의

변기를 뒤집어 전시한 <샘 Fountain>이나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바나나를 벽에 테이프로 붙인 <코미디언 Comedian>

대표적인 사례라고 한다.




가장 관심이 간 건,


온 카와라의 <오늘 Today> 연작인데

1966년부터 2013년까지

거의 50년 간 매일 '연월일'을 적은 작품이었다.


어두운 바탕에 흰색 물감으로

그날그날 날짜를 그리는 단순한 이 작업을 하는데

하루 8~12시간이 소요되었단다.


언뜻 '이게 무슨 미술이야? 달력이지.' 했지만


그가 작업할 때

당시 머물고 있던 지역의 언어를 따랐고

매일 물감을 새로 만들어 썼기 때문에

작품마다 미묘한 빛의 차이가 있다는 설명을 읽고서


뭔가 늘 비슷한 일상을 살지만

내가 부여하는 가치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삶처럼

예술도 비슷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작년

2월 22일 22시 22분 22초에

쓴 브런치 글처럼 말이다.


https://brunch.co.kr/@jsbondkim/272




나의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멋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개념 미술을 이해하고 나니

며칠 전 길가에서 찍은 사진이 떠올랐다.


버려진 의자가

왜 그리 마음을 움직였는지...


한 때 귀하게 대접받던 일상의 사물이

그 쓰임을 다하고 문 밖 계단에 놓인 그 모습이

우리네 인생을 닮았다.


무제였던 그 작품에 이런 제목을 붙여주련다.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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