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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Nov 24. 2023

붕어빵 난로

겨울이 따뜻해질 때

위잉~


아파트 출입구 문을 열자마자

매서운 찬바람이 분다.


털 스웨터에 목도리를 두르고

가장 두꺼운 외투까지 걸치고 나섰지만

컴컴한 겨울아침 출근길은 사람을 움츠려 들게 한다.




회사 앞 전철역을 나오자마자

붕어빵 리어카가 보인다.


3개 천 원이라는 합리적 가격에

모락모락 새어 나오는 김이

나도 모르게 발걸음 그리로 이끈다.


새벽부터 나와 위에 떠셨는

얼굴이 굳어있던 아저씨가 웃으며 아침인사를 건다.


바람이 차요~


네, 그러네요...


잠이 아직 덜 깬 상태로

나 역시 얼어버린 스마일 근육을 간신히 움직여

답을 고 돌아섰지만


어느새 주머니 난로가 되어버린

붕어빵을 크게 한 입 깨물고

신호등을 기다리면서 생각했다.


아저씨의 주름진 웃음처럼

이번 겨울도 따뜻했으면...


날씨 신이 알아들었는지

발아래 푸른 신호등이 번쩍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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