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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Jul 15. 2024

식물 스승 3

잠을 깨 책상 앞에 앉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월요일 새벽.


일찍 시작해야 한다는 조급함과

늦게 시작하고 싶다는 느긋함이

창밖에서 울어대는 복날 매미들 소리처럼 뒤섞인

나 만의 시간이다.


멀리 밝아 오는 동쪽 하늘을 바라보다

문득 책상 위 화분에 눈이 간다.


사무실의 소뿔 스투키에서 분가시켜 집으로 가져온

사슴뿔 스투키가 무럭무럭 잘도 자라고 있다.

(또 작은 뿔 하나가 나기 시작한다)


작은 화분에 든든한 부모(소뿔)와 함께 있을 땐

비리비리것이 저 혼자 살아갈까 싶었는데

어느새 너도 당당하게 일가를 이룬

자식(사슴뿔)이 되었구나.


기특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며칠 전,

아파트는 높아서 싫다 하시면서도

새로 이사한 자식들 집구경에 환하게 웃던

어머니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 마음이 느껴진다.


오늘은 잊지 말고

사무실 부모 스투키에 물을 주어야겠다..


https://brunch.co.kr/@jsbondkim/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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