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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Jun 09. 2023

식물 스승 2

사무실 책상 위,

소뿔 스투키에 새 뿔이 나왔다.

다른 뿔들과 달리, 얇고 긴 것이 꼭 사슴뿔 같다.


'돈나무'라고 지어준 별명 때문일까?


달력에 표시해 놓고 매월 물 주기를 잊지 않았더니

소뿔처럼 크게 한탕은 아니지만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처럼

고맙게 잘 자란다.

스투키 소뿔들이 늘었다




거실 TV 앞,

만세 선인장도 최근 분가했다.

아이스크림 통으로 만든 간이 화분이  마치

월세방에서 갓 시작하는 어린 신혼부부를 닮았다.


원래 있던 큰 화분에서

부모 선인장에 딱 붙어 살 때가 좋았겠지...


산다는 게 다 그런 거 아닌가

이젠  힘으로 일가를 이루며 잘 살아보렴

조금 있다 제대로 된 큰 화분으로 옮겨줄 테니까...

선인장 가족들이 분가했다


오늘도 난

이 두 식물 스승들에게서

꾸준함과 성실의 힘을 배운다.


https://brunch.co.kr/@jsbondkim/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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