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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Apr 15. 2021

날마다 행복해지는 비결

우상향(右上向) 이론

지금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 때


나는 한편 불안해진다.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어쩌지'하는 생각 때문이다.

사람을 볼 때 장점보다 단점이 먼저 보이고,

할 때도 기회보다 리스크를 더 따져보는 성격 탓지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그걸 맘껏 즐기지 못하는 건 문제다.


물론, 마냥 낙천적으로 넋 놓고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안 좋은 위기가 닥쳤을 때 허둥대지 않고 재빨리 대응할 수 있다는 면에서 생존에 유리한 본능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남들보다 행복의 순간을 느끼는 유효기간이 짧은 건 분명 불행한 삶이다. 왜냐하면 "살았다" 여부는 살면서 행복을 느꼈던 시간의 양에 따른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날마다 행복해지는 비결을 찾았고, 그것이 <우상향 이론>에 따른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이론은 딱 두 개의 가정을 전제로 한다.


첫째, 행복은 상대적 감정이다.

뻔한 얘기 같지만, 우리는 같은 사실, 상황을 두고도 저마다 느낌이 다르다. 가장 흔한 예로 반 컵의 물에 대해서 누구는 '반밖에 안 남았다' 아쉬워하고 누구는 '반 이나 남았다' 고 여유를 부린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론이란 모든 사람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어야 하므로 여기서는 시간에 따라 '상대적'이란 의미다.


즉, 어제 뭔가에 너무 불행했는데 오늘은 같은 것에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주식을 팔자마자 가격이 오르면 속으로 끙끙 앓다가도 다음날 악재로 바닥을 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는 이치와 같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옛 말에 호사다마니, 새옹지마니 하는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둘째, 행복엔 인생 총량이 있다.

한마디로 늘 복이 따르는 사람은 없고, 모든 사람은 살면서 비슷한 양의 행복이 주어진다는 거다. 어렸을 때 절정의 시기를 맞아 일약 스타가 되면 남은 인생은 이제 내려올 일만 남은 거다. 반대로 젊었을 때 일이 꼬여 바닥을 치더라도 나이가 들면서 황금기를 맞이할 수 있다. 물론 늘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고 또는 항상 안 풀리는 것 같아 보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예외 없는 법칙이란 없지 않은가. 총량이 있다고 일단 믿자. 손해 볼 건 없으니...



우상향(右上向) 이론을 기억하자


요약해 보면, 행복은

1. 어제와 오늘이 다른 상대적 감정이다

2. 인생의 시기주어지는 그 총량이 있다

라는 가정 하에 누구나 날마다 맛볼 수 있는 비결이 있다.


자 이제 <우상향 이론>을 소개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사람은 어제보다 오늘이 나아졌다고 느끼면 그것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 그리고 가장 행복한 시기는 인생의 후반부에 온다고 믿는다. ,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대치의 관리다. 행복은 총량이 정해져 있으므로 인생 초반부터 높은 목표를 이뤄 그 최고치를 몽땅 다 써 버리면 중반, 후반으로 갈수록 기대치 대비 떨어져 불행해진다. 반대로 후반(오른쪽)에 최고치를 두고 매일 조금씩 적정한 기대치를 이뤄 나아진다고 느끼면 행복해진다. 스스로 달성 가능한 목표를 무조건 낮추라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조금 노력하고 신경 쓰면 해낼 수 있는 정도면 된다. 

브런치 글쓰기를 예로 들어보자.

먼저 작가로 선정되면 기쁘다. 몇 번의 도전에 실패한 후 된 경우라면 훨씬 더 행복하다. 어쩌다 울리는 '라이킷'과 '댓글' 알림 소리는 기분이 좋다. 특히 주중에 바닥을 기던 통계 조회수가 글을 발행한 주말에 다시 오르기 시작하는 걸 보면 마치 내가 산 저평가 주식이 상승하는 것처럼 짜릿하다.


그러다 다시 한주가 시작되면 조회수가 줄고 알람이 울리지 않는다. 구독 중인 관심작가들이 글을 발행했다는 알람만 들린다. 마음이 다시 불안해진다. 주중에도 글을 올려야 할까 고민이 되지만 다작의 품질이 걱정이 된다. 취미로 일단 시작했는데, 아니 미래 작가로서 기본기 먼저 다지려 했는데 어느새 일이 되고 불행의 그림자가 스물스물거린다. 이럴 때 "아니야. 발행수를 늘리거나 통계의 숫자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하나라도 내가 만족하는 글을 쓰자." 맘을 고쳐먹으니 행복하다. 뭐 이런 식이다.


회사에서 매월 영업실적을 관리하는 방법을 보면,
당월 실적 옆에 전월비, 목표비가 있다. 특정 매장이나 상품의 경우에는 업계에 퍼진 직원들 인맥을 동원해 경쟁사 정보까지 확보해 서로 실적을 비교한다.


실적이 전월비 올랐거나 목표를 달성하면 잘한 것인데,

목표를 초과했어도 경쟁사가 더 잘했으면 못한 게 된다. 그러다 보니 회사의 평가는 늘 박하고 항상 위기 상황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직원들을 몰아붙인다. 행복한 삶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일 수밖에 없다. 이게 싫어서 집에서 만큼은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취미로 글쓰기를 시작한 것인데... 직업병인지 자꾸 올라가는 기대치가 문제다. 이론과 현실의 차이랄까?


인생을 흔히 산에 오르는데 비유한다.

같은 높이의 산을 낮은 경사로 천천히 오를 건지,

아니면 급경사로 빨리 오를 건지, 

만약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꾸준히 우상향(右上向) 할 수 있는 길을 택하는 게 행복의 비결이라 생각한다.


급경사의 높은 산을 빨리 오르면

잠깐 높은 곳에서 발아래 깔린 세상을 보며 우쭐할 수는 있겠으나 이제 내려갈 일만 남은 게 아닌가. 그리고 그 길은 대게 올라올 때보다 위험한 경우가 많다.


반면, 산을 천천히 오르다 보면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가 눈에 들어오면서

산새 소리도 들리고

풀내음도 상큼하기 그지없다.

발바닥을 흙과 바위 위에 하나하나 찍어가며 오른 산은

그래서 오래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다.


어떤가,

매일 조금씩 뭐라도 좋아지는 삶이면 행복하지 않겠는가?

"첫 끗발이 개 끗발이다"라는 말은 명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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