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
여의도에서 한다는
불꽃놀이 축제를 보러 갈까 하다가
사람들에 치이는 것도 싫고
'뭐 별거 있겠어' 하며
동네 한 바퀴 도는 것으로 아내랑 합의를 봤다.
그러면서 문득 드는 생각.
아들 녀석은
거기 갔을 텐데
분명 여자친구와
그 백만 명 인파 속에 묻혀
황홀하게 터지는 불꽃들을 즐기고 있을 텐데
하지만 젊은 그대들은 모르리라.
화려했던 축제의 한 순간이 끝나고
남는 긴 적막함과 허무감을
아직은 모를 것이다.
영원할 것 같던
청춘의 시간이 짧았다고 느끼는
내 나이가 되면
'뭐 별거 있겠어'라는 그 말이
얼마나 슬픈 느낌을 주는지
깨닫게 되리라.
어느 책에서
그냥 '안다'는 것과
'깨닫는다'는 것의 차이를 읽은 적이 있다.
깨닫는다는 건
아픔을 동반한다고.
붉어진 노을이
나도 모르게 부딪혀 생긴 멍처럼
은근히 아린 축제의 밤이 깊어간다.